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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탈리아, 의원 945명서 600명으로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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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통과… 국민투표 후 확정

이탈리아가 국회의원 숫자를 3분의 1 이상 줄이는 정치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이탈리아 하원은 8일(현지 시각) 상·하원의 정원을 현재 945명에서 600명으로 줄이는 법안에 대해 찬성 553표, 반대 14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하원은 630명에서 400명으로, 상원은 315명에서 200명으로 의원 숫자를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확정되며, 다음 총선(2023년 예정)부터 적용된다.

의원 숫자를 줄이는 개혁은 원내 1당인 오성운동의 총선 공약이었다. 지난달 오성운동의 새로운 연정(聯政) 파트너가 된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도 의원 줄이기에 찬성하는 데다, 의회의 비효율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워낙 강해 야당들도 반대하지 않았다.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마이오 외무장관은 의원 감축안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 "이탈리아를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상당한 액수의 혈세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날 하원이 의결한 대로 의원 숫자가 줄어들면 5년의 회기 동안 세비(歲費)를 포함한 각종 비용이 최대 5억유로(약 6500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이탈리아 언론은 보도했다.

상·하원을 합쳤을 때 기준으로 945명에 달하는 이탈리아 의회 정원은 유럽에서 영국(1425명)에 이어 둘째로 많다. 하지만 영국은 775명에 달하는 상원이 선거가 아닌 세습 귀족과 성직자가 상원 내에서 지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선거로 뽑는 의원 숫자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가장 많다. 이탈리아보다 인구가 더 많은 프랑스(925명), 독일(778명)은 이탈리아보다 의원 숫자가 더 적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상·하원을 합친 의원 숫자가 1.6명꼴이지만 국민투표로 의원 감축안이 확정되면 10만명당 1명꼴로 줄어들게 된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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