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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사설] "경제 튼튼" "옳은 방향" "곧 회복"이라더니 이젠 "외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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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경제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 상황을 외부 탓으로 돌린 것이다. 대통령은 불과 4주 전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경제를 아무리 모른다고 해도 너무 심하지 않나. 우리 경제가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OECD 최하위권으로 떨어졌을 때도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2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틀린 말이었다.

기업투자와 생산·소비가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위기다.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수출마저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만 억지 낙관론을 펴왔다. 지난주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 위기론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다른 의도를 가진 발언" "본심을 숨긴 무책임한 평가"라고 했다. 경제 위기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반(反)정부 음해라는 것이다. 그런 식이면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한 문 대통령부터 반정부 음해를 하는 것이다. 경제학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84%가 '위기 또는 위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이 전부 반정부 음해론자로 보이는 모양이다.

애초 청와대는 "2018년 하반기엔 좋아진다"고 하다가 '2019년 상반기부터' '2020년부터'라는 식으로 경기 회복 시점을 계속 늦춰 왔다. 정권 초부터 시장경제 원리를 거스르는 '자해(自害) 정책'의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리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있다. 그것도 안 되니 이제 '외부 탓'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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