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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직장갑질119 "직장 내 괴롭힘 제보자 4명 중 1명은 정신질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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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방문 시 피해사실 구체적으로 알리고 증거 모아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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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직장 상사의 괴롭힘 탓에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시행된 올해 7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메일로 제보된 직장 내 괴롭힘 사례 377건 중 98건(25.9%)은 정신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정신 질환과 관련된 업무상 재해 인정은 2015년 30.7%, 2016년 41.4%, 2017년 55.9%, 2018년 73.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직장 갑질,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은 정신질환 관련 산재 판정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 사례 일부를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 금융회사에서 파견직으로 일했다는 제보자는 "첫날부터 모욕과 수모를 당했고, 사적 업무와 허드렛일도 해야 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다가 위내시경 결과 궤양을 진단받고, 복통이 심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지만 원청회사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직장 상사가 불러 고막이 망가질 정도로 큰 소리로 폭언을 해 공황장애가 생겼다"며 "다른 직원들도 울면서 사무실을 뛰쳐나가거나 탈모 증상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발생한 정신질환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경우 의사에게 직장 내 갑질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괴롭힘과 정신 질환 간 인과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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