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지난 8일 방영한 ‘자력으로 승리떨쳐온 빛나는 역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
북한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공개한 기록영화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장면을 담았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암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TV는 9일 ‘자력으로 승리 떨쳐온 빛나는 역사’라는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장구한 기간 자력갱생을 조선 혁명의 생명선으로,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승리의 역사를 아로새겨온 우리 당의 성스러운 혁명 영도사”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총 100분 분량으로 역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정권의 자력갱생 성과를 전했다. 이 중 후반부 약 4분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 분야 자력갱생을 소개한 부분에서 300㎜ 방사포, 북극성-1형, 북극성-2형, 화성-12형, 개량형 스커드, KN-06 지대공미사일, KN-02 지대함미사일, 스커드-ER,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북극성-3형 등 김 위원장 집권 기간 시험발사한 무기를 전부 담았다. ICBM인 화성-14형과 15형, ICBM 엔진에 해당하는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시험 장면도 있다.
영화는 북한의 마지막 ICBM 발사인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에 ‘11월 대사변’이란 자막을 달았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7일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한 바 있다.
김 대사는 지난 5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도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서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 대신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면서 핵실험과 ICBM의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이날 기록영화에 ICBM 발사 장면을 넣은 것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이자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핵실험 장면은 영화에 없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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