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한빛원자력 발전소 전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창=국제뉴스]김병현 기자=원자력 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실의 여유 공간이 채 10%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다. 수치로 본다면 사실상 포화상태로 처리시설 확충이 없는 한 에너지 대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9년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은 31%에 달하며, 화력발전은 45%, 나머지는 신재생에너지와 수력, 조력 발전소가 담당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전이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능력은 52만 8,716다발인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중 이미 90.2%에 해당하는 47만 6729다발이 수조 내에 보관 저장되어 포화 상태며, 중수로는 45만 7940다발, 경수로는 1만 8789다발로 저장용량 2만 6804다발 대비 70.1%로 나타났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특히 2025년 운전기간이 만료되는 고리 4호기의 저장률은 94.9%, 2024년 만료되는 고리3호기는 94.2%로 확인돼 갈 곳을 잃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가 당장 발 등에 불로 떨어졌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2016년 '제 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기본 관리계획'과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전략'을 심의 확정한 바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이와 관련하여"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국민과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갈 것이라"며 해결을 위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가 밝힌 "소통과 신뢰를 쌓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말과는 달리 밀실 행정 탓에 오히려 원전 인근 주민들의 반발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당시 정부의 이러한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섰던 고창군 농민회 표주원 원전특위 위원장은 "저준위와 고준위 폐기물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공청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불신의 씨앗이 되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원전지역 주민들이 에너지 대란을 우려 하면서도 기본기획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원자력 정책 때문이다”.며 정부와 한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처럼 원전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법에 대하여 불신을 갖는 데에는 정부가 스로로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 발전소의 수명이 다하였음도 수명연장을 위한 원자력 위원회의 꼼수를 경험한 데다. 핵심부품의 결함에 의한 발전소 가동이 몇 차례 중단 되었음에도 명쾌한 해명 없이 제 가동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원전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렸다.
그리고 정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 부지를 선정해 2035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2053년부터는 영구처분장을 가동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영구저장시설을 확보할 때까지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부지 안에 임시 저장고인 건식 저장시설을 확충해 한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그래야 원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따른 블랙아웃으로 가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 이점을 지난 5월 29일 출범한 공론화 위원회는 알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Copyright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