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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한글날 특집] 권영진 대구시장, 제 573돌 한글날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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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제573돌 한글날 경축사를 하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사진=백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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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뉴스) 백운용 기자 = 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이태훈 달서구청장, 이영애, 김태원 시의회 의원들 및 한글학회 송창선 지회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들, 행사 관계자들, 그리고 효성여고, 시민중학교 학생들, 대구시민들 등 많은 사람들이 홀을 가득 메운 가운데 제573돌을 맞는 '한글날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거행했다.

다음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행한 '경축사' 전문이다.

[전문]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오늘 함께 해주신 한글학회 회원과 학생 여러분!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건들바람(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과 막새바람(가을에 부는 선선한 바람)에 나풋나풋(작은 것이 가볍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모양) 꽃보라(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가 날리는 상크름한(서늘한 바람기가 있어 좀 선선한) 가을날 아침입니다.

오늘은 하늘연달(10월) 아흐레, 물의 날(수요일),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지 오백 일흔 세 돌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250만 시민 여러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마움을 세종대왕께 바칩니다. 그리고 우리말과 글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글학회 송창선 지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한글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한글발전 유공자 표창을 받으신 오종갑 교수님, 박정남 선생님께서도 다시 한번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한글맞춤법통일안’ 마련에 헌신하신 한글학자 한뫼 이윤재 선생님의 유족께서 자리를 함께 해 주셨습니다.

여러분,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한글을 사랑하고 아끼는 대구시민 여러분!

한글날은 참으로 특별한 날입니다. 지구상에 자기 나라 글자가 만들어진 날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뿐입니다.

전 세계 7천여 개의 언어 가운데 누가, 언제,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사용 법칙까지 완벽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문자가 바로 한글입니다.

300에서 400여 개의 소리표현 능력을 가진 중국 한자, 일본 가나, 영어 알파벳에 비해 한글은 1만 2천여 개의 소리값을 가져 자연의 소리와 기계음까지 거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입니다.

한글은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89년 유네스코는 세종대왕께서 태어나신 5월 15일을 ‘세계문맹퇴치일’로 정하고, 해마다 문맹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지금 ‘한류 열풍’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28개 나라, 1495개 학교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고,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연간 3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어한국문화 교육기관인 세종학당도 10여 년 전 3개국 13개소에서 현재 60개국 180개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K-팝과 K-드라마는 이제 문화외교 사절 역할을 하며 한글 전도사가 되었고, 대구 출신 뷔와 슈가가 있는 방탄소년단은 우리말 가사에 한국적 정서까지 듬뿍 담아 한류문화의 첨병 역할을 눈이 부시게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중남미까지 세계인들이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팝(POP)과 헐리우드 영화가 세계 주류를 형성해 미국을 문화강국과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듯이 우리도 K-팝과 K-드라마로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를 한류로 물들이고 있는 대한민국, 한류열풍으로 세계 공용어가 되고 있는 한글,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인게 자랑스럽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세계가 인정하고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글이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한글은 점점 그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줄임말과 신조어, 은어와 비속어가 일상생활과 SNS, 방송에서까지 넘쳐나고, 맞춤법 또한 무시되어 한글 파괴는 물론 우리말에 통역이 필요할 지경입니다.

청소년에서 기성세대까지 한글과 언어 파괴가 일상화 되고 있고, 심지어 언론과 공공기관에서 조차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습니다.

70년 분단의 시간만큼 남북한 사이에 한글과 언어 이질화 현상도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언어 혼돈의 시대이고 한글 파괴의 시대입니다.

한글학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께서는 “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 고 하셨고, 외솔 최현배 선생께서는 “ 말씨는 겨레의 표현이요, 또 그 생명이요, 힘이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영국이 “세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했듯, 우리의 한글 또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값진 보물입니다. 아름다운 말과 글은 그 나라와 국민의 품격입니다.

우리말과 글을 더 잘 지키고 더 빛나게 가꾸어 가야 더욱 찬란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대구시도 한글을 사랑하고 가꾸는데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각종 서식과 법규, 공문서를 바르게 쓰고, 어려운 행정용어는 쉽고 친근감 있는 우리말로 고쳐 가겠습니다.

성인문해교육지원, 한글 관련 전시와 공연체험 행사 확대, 외국인다문화가족의 한국어교육 지원 등 다양한 우리말우리글 지원사업을 내실있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아울러, 다가오는 2022년 초에는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을 완공하여 ‘훈민정은 해례본’을 상시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창조정신을 이어받아 아름다운 우리 문자, 한글과 함께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대구시민 여러분!

인류의 빛, 한글!

단순하면서도 세상 모든 것을 담아내는 한글!

시대가 흐를수록 더욱 가치있게 빛나는 한글!

한글의 가치는 우리가 지킬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만드셨던 세종대왕의 큰 뜻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소중하게 가꾸어 후세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줄 것을 다짐합니다.

잊어서는 안 될, 잃어서는 안 될, 오롯이 지키고, 올곧게 가꾸어야 할 그 이름, 바로 ‘한글’입니다.

오늘 하루가 아니라 365일 한글날을 꿈꾸며, 새뜻하고(새롭고 산뜻하다) 다솜(사랑) 가득한 한글날에 달보드레한(연하고 달콤한) 차 한잔과 함께 가을귀(가을의 예민한 소리를 들어내는 섬세한 귀) 쫑긋하고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세종대왕님! 고맙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2019년 하늘연달 아흐레

대구광역시장 권 영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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