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세종대로 차로 줄여 보행로 확 늘린다

서울시가 2020년까지 을지로·세종대로의 차도를 2차로 이상 줄인 뒤 보행 공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을지로·세종대로·충무로·창경궁로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의 구체적 추진계획을 9일 발표했다. 시의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은 도로 수나 폭을 줄여 보행안전시설과 자전거와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선 시는 을지로 시청삼거리~동대문역사문화거리 2.5㎞ 구간 6차로를 4차로로 줄이고, 세종대로 교차로~서울역 교차로 1.5㎞ 구간 10차로를 6~7차로로 축소한다. 차로가 없어진 공간에는 보도 확장과 동시에 자전거 전용도로, 공유 차량 주차장이 마련된다. 해당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이 완료되면 덕수궁 대한문 앞 보도는 최소 5m 이상 넓어진다.

이에 더해 시는 대한문 앞 보도와 숭례문을 잇는 횡단보도도 신설해 광화문에서 숭례문, 나아가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막힘 없이 보행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시는 현재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는 충무로(1㎞), 창경궁로(0.9㎞)의 1개 차로를 축소해 보도 폭을 확대하고 자전거 도로와 조업 차량을 위한 주차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2개 구간의 35개 지점에는 과속방지턱 기능을 겸한 고원식 횡단보도도 설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을지로, 세종대로를 비롯해 충무로, 창경궁로 등 4개 구간의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은 내년 착공을 시작해 같은 해 5월을 완공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는 퇴계로 2.6㎞ 구간 6~8차로를 4~6차로로 줄이는 도로 재편 사업을 내년 5월을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해 회현역~퇴계로2가 1.1㎞ 구간은 정비됐고,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 1.5㎞ 구간이다. 남은 구간까지 공사가 완료되면 기존 차로 폭과 수가 줄어들면서 보행공간이 1.2~3m에서 6m까지 넓어진다. 또 자전거전용도로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4곳이 설치되며, 나눔카 대여지점 3곳과 주차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또 차도를 건너기 위해 먼 거리를 우회해야 했던 진양상가 앞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되며, 여유 공간을 활용해 가로수도 추가로 심는다.

시는 을지로·세종대로·퇴계로 등을 포함해 2025년까지 도심 녹색교통지역 내 21개 주요 도로에 대한 공간 재편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삼일대로·대학로·동호로·돈화문로 등 6개 도로 4.5㎞ 구간을 보행 친화적으로 만들고, 2025년까지 사직로, 율곡로, 우정국로 등 7개 도로 12.4㎞ 구간을 재편한다. 시에 따르면 2025년 사업이 완료될 경우 보행 공간이 총 15만6810㎡ 늘어나게 된다. 시청광장의 1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시는 도심에 국한됐던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을 시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내년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한다. 무차별적 차량통행 제한이 아니라 1㎞ 이내 초단거리 승용차 통행 등 불필요한 자동차 통행수요를 감축하는 데 집중하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늘어나는 여유 공간에는 자전거도로와 공유 교통수단을 위한 공간, 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과 공간 특성에 따라 퍼스널 모빌리티, 자전거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탄력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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