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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칠레·일본인 학생이 말한 '한국어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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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정경훈 기자] [고려대 한국어센터 학습열기 '후끈' 공부 이유도 각양각색…"모국어 기념일 '한글날'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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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앞둔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제2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및 해외동포들이 멋글씨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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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를 위한 기념일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외국인에게 '한글날'은 신기하기만 하다.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다테나씨(20)는 "유럽은 이웃 나라끼리 말이 비슷하고 어원이 같아 모국어를 기리는 날은 어색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창제를 기리기 위해 '가갸날'이란 이름으로 처음 제정했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한국어센터는 빈 교실을 찾기 어려웠다. 한 교실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이 '옷으로 갈아-입다'와 '버스를 갈아-타다'의 차이를 설명하는 선생님에게 귀를 기울였다. 설명이 끝나자 교실은 문장을 읽는 학생들의 서툰 발음으로 가득 찼다.

고려대 한국어센터는 한국어와 한글을 공부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이들이 한국어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다양했다. 탄자니아에서 온 살림씨(33)는 "고국 정부 기관에서 일했다"며 "한국과 교류하는 일을 했는데,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해 좀더 깊게 한국어를 배울 예정"이라 설명했다.

멕시코 출신 가르시아씨(21)도 "역도요정 김복주, 태양의 후예,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에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어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서구 문화권 특히 미국 국무부 소속 외교연구원은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를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인 '카테고리 4'(난이도4)로 분류하기도 했다.

칠레에서 온 파블로씨(21)는 '동음이의어'에 머리를 싸맨다. 그는 "드라마, 영화를 안 좋아해 교과서와 책을 보며 공부한다"며 "문법과 문장 만들기는 어렵지 않은데, 회화 연습이 부족한지 동음이의어가 어렵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일본인 아야씨(30)는 "일본어에는 없는 받침을 익히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 많이 나눠 말하기와 듣기는 자신 있으나 받침이 헷갈려 글쓰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글날을 맞아 관련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알리나씨(21)는 "내일 경복궁에서 열리는 '세종학당 집현전 한국어교실'에 참여할 것"이라며 휴대전화에 저장해놓은 행사 포스터 사진을 보여줬다.

알리나씨는 "9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글 자모음, 기초 회화 등을 알려주는 한국어교실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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