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증권사 직원에 증거인멸 떠넘긴 정경심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 나는 몰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국 게이트]

최근 검찰 소환 조사서 진술 "동양대도 먼저 가자고 해서 갔다"

증권사 직원은 유시민과 인터뷰 "조범동은 사기꾼" 조국 가족 두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 8월 28일 자택의 PC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그러면서 하드디스크 교체는 자신의 오랜 자산 관리인인 김모씨가 주도적으로 한 것 같다는 취지로 책임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정씨 곁에서 이런저런 그의 요구를 도맡아 처리한 사람으로 조 장관 부부의 내밀한 면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또 지난 8월 31일 김씨와 함께 자신이 교수로 있는 동양대로 내려가 연구실 PC를 빼내온 것도 "김씨가 먼저 가자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때는 검찰이 '조국 수사'에 착수한 직후였다. 검찰은 당시 정씨가 김씨를 시켜 자택 및 연구실 PC를 없애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씨 자택 및 연구실 PC 반출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정씨는 "나는 몰랐고, 김씨가 한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지난 3일 가진 인터뷰에서도 정씨와 조 장관을 두둔했다. 유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요'는 8일 김씨와의 인터뷰(1시간30분)를 20분 분량으로 편집해 방송했다. 편집 방송분에 따르면 김씨는 조 장관의 5촌 조카로 '조국 펀드' 운용사 총괄대표인 조범동씨를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의 아내 정씨가 돈을 벌려고 불법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조씨에게 속아 '조국 펀드'에 10억원 넘는 돈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였다. 그가 정씨의 동양대 연구실 PC를 반출한 것을 두고도 "(저희에게)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 되겠다(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8월 조 장관 자택의 PC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할 때 만난 조 장관이 그에게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고 인사한 것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항상 뭘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인사)하신다"고 했다. 증거(PC) 인멸을 해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말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한편 김씨 측에 따르면 김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증거 인멸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는데, 유 이사장이 이날 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 측은 "김씨가 인터뷰에서 증거 인멸을 인정한다는 취지 발언을 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증거 인멸이) 아닌 게 맞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김씨는 '그게 (그렇게) 안 되더라'고 답했는데 이 부분은 이날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가 나오자 검찰은 "증거 인멸 혐의로 수사받는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이 특정 시각에서 편집 후 방송되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정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