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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사설] 李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해 꽉 막힌 한일관계 돌파구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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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이 오는 22일 치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는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총리실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는데 2주 앞이니 곧 공식 발표될 듯하다. 이 총리가 간다면 1990년 11월 아키히토 전 일왕 즉위식 때 강영훈 당시 총리와 같은 급의 축하사절 대표가 되는 셈이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이 총리는 방일 때 모리 요시로,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두 전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같은 계파인 호소다파 출신인데 아베에게 영향을 미칠 두 거물을 이 총리가 만남으로써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그에 맞선 한국의 맞대응,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번졌다. 양국 간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상호 방문 관광객 급감 등 서로 피해를 키웠다. 급기야 양국의 지성 사회와 온건파로부터 관계 개선 목소리가 커졌고 정치권과 외교당국도 다양한 막후 접촉으로 물꼬를 트려 나서고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 파격적 전환점을 만들도록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그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일본 내 두터운 지인 관계를 쌓고 있는 이 총리의 방일이 일본 측에 문 대통령 방문만큼의 무게로 다가가도록 만들면 된다.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통해 친서를 보내고 협상에 재량권을 갖도록 해보라.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일본은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한국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는 상호 조치로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기업인들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는 현실적 협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왕 즉위식과 이 총리 방일을 돌파구로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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