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연합뉴스] |
하루가 멀게 등장하는 정치인의 욕설과 막말. 흥분해서 아무말이나 내뱉고 난 후 사과하면 끝이라는 식이다. 좀 대형사고다 싶으면 얼마 간 잠수 타다가 슬그머니 돌아온다. 품격 떨어지는 정치 때문에 국민의 귀는 갈수록 피곤해지고 있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법사위원장)이 국회의원들의 잇단 욕설·막말 퍼레이드에 또 하나의 부끄러운 발언을 보탰다. 여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송삼현 남부지검장에 대한 질의 도중 자신이 피고발고인에 포함된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해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외압 논란에 휩싸일 만한 발언이다.
이에 김종민 더불어 민주당의원이 "국감장에서 감사위원 자격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반발하자, 여 위원장은 "듣기 싫으면 듣지 말라. 누가 당신한테 위원장 자격을 받았느냐"며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신 같은 게"라며 고성과 욕설로 맞받아쳤다. 여 위원장은 막말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속기록을 확인한 후에야 사과했다. 속기록을 삭제해달라는 무리한 요청을 하기도 했다.
정치적인 논란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옥신각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논리와 실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막말과 고성, 욕설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것이 우리 정치권의 모습이다. 국민들은 가뜩이나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정치인들의 막말은 정치혐오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정치의 품격은 곧 국격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했다. 국민의 품격에 정치의 품격이 한참 따라오지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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