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17 (수)

조국에 충고했던 판사출신 野 법사위원장 입에서 “XX같은 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법사위원장 논란일자 사과···국감 속기록 삭제 요청

세계일보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국점감사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여당 의원에게 욕설을 해 부적절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한 판사 출신인 여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혼잣말처럼 “웃기고 앉아 앉아 있네. XX같은 게”라며 욕을 한 것이다.

특히 이 발언은 자신이 연루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고발 사건’을 언급하면서 검찰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김 의원 등 여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자 나왔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했다는 지적이다. 여 위원장은 결국 사과의 뜻을 밝히며 국감 속기록에서 문제의 발언을 삭제해주도록 요청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 “수사할 것은 하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 있는 검찰”

논란의 장면은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벌어졌다. 여 위원장은 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연루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사건 수사 책임자인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 자체가 불법적이었다”며 “의안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내고 찬성하는 국회의원을 넣어 가결시키고 이게 국회냐, 가만히 보고 있는 야당 의원이 의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것(국회 패스트트랙 사태)은 정치 문제다. 검찰에서 함부로 손댈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사할 것은 하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 있는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여 위원장은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특수감금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 60명 중 한 명이다. 즉 본인이 고발된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고발 자체가 문제라며 검찰에 수사를 하지 말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다.

세계일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국점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 의원, “선 넘지 말라”며 반발…여 위원장, “웃기고 앉아 앉아 있네. XX같은 게”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여 위원장은)선을 넘지 말라”며 즉각 반발했다.

김종민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가 적절하지 않다’, 사실상 ‘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한 여 위원 질의에 충격을 받았다”고 발언했다. 그는 “여 위원은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라며 “수사 받을 대상이 수사기관에 대고 수사가 부당하다? 그런 주장은 남부지검 조사실에 가서 하라. 국정감사장에서 감사위원 자격으로 해선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김 의원을 향해 “누가 당신한테 자격을 (부여) 받았어. 웃기고 앉아 앉아 있네. 정말 XX같은 게. 아주”라고 혼잣말을 했고, 이 발언은 마이크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됐다. 여 위원장은 이후 자신의 욕설이 논란이 되자 “제가 흥분한 것은 사실이다. 정확한 표현이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여상규, 대학 후배 조국 청문회 때 “가정이 무너지는데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질타하기도

여 위원장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처(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자녀 등 온가족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구속될지도 모른다”며 “가정이 무너지는데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조 후보자에게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조 장관의 서울대 법대 선배인 그는 청문회 당시 “선배로서 충고를 한마디 한다면서(지난 18일 인사청문회 대책회의 발언에서)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후보자가) 사퇴를 하라고 권고한 적이 있는데 봤느냐”며 “후보 사퇴를 후보자 본인이 결정하지 못하는 사연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