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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글로벌 제조업 '휘청'…상품수지 흑자 67개월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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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감소폭이 수입보다 커…"수입, 기저효과로 감소폭 둔화"
日불매운동에 여행수지 개선…日여행객 1년 전보다 48% 줄어

지난 8월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가 67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글로벌 제조업 부진과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이 대폭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지난해 중간재 수입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수출보다 적었다.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1년 전보다 줄었지만 상품수지 악화정도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이에 8월 경상수지는 넉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그 폭은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52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낸 이후 흑자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한 달 전(69억5000만달러)에 비해서는 24.2%, 1년 전(82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36.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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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가 크게 감소하면서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8월 상품수지는 47억7000만달러로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1년 전인 작년 8월(109억2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수출의 감소폭이 수입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수출(451억5000만달러)은 1년 전에 비해 15.6% 줄어든 반면 수입(403억9000만달러)은 5.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수출은 글로벌 제조업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8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미국이 49.1, 중국이 49.5, 일본 49.3, 유럽연합(EU)이 47.1 등으로, 주요국이 일제히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PMI는 50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이하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주요국의 제조업이 위축되면 중간재, 자본재 수출이 90%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외에 반도체 단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 경기 악화 등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입은 '기저효과'로 감소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대폭 줄어든 탓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감소폭이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8월 누적 통관기준으로 수입은 전년대비 4.6% 감소한 데 그친 반면 수출은 9.6%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제조업이 위축되면 우리나라의 중간재, 자본재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반해 수입은 작년의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둔화되면서 상품수지가 감소하는 흐름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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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수지는 18억달러 적자를 냈다. 전월(-16억7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적자가 확대됐지만 전년(-20억4000만달러)에 비해서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1년 전보다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건 여행수지 적자가 10억7000만달러로, 전년(-15억5000만달러)대비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여름 휴가철임에도 출국자 수(242만8000명)가 전년대비 3.7% 감소해 여행지급(26억7000만달러)이 11개월 만에 감소했다. 일본으로 간 출국자수는 무려 48.0%나 줄었다. 반면 중국인 입국자수는 20.9% 늘어 여행수입(16억1000만달러)이 소폭 증가했다. 이외에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가 역대 최대인 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도 서비스수지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급여·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8월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면서 1년 전(3억2000만달러)에 비해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전년(70억3000만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3억6000만달러)가 주요국 주가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48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6억2000만달러)는 주식투자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전년(56억8000만달러)대비 크게 감소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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