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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경제 살린 좌파, 총선에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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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사회당, 1당 도약

조선일보

6일(현지 시각)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에서 안토니우 코스타〈사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이 원내 1당으로 올라서며 승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회당은 전체 230석 중 106석을 차지해 현재(86석)보다 20석을 더 얻었다. 기존 원내 1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은 89석에서 77석으로 줄어 원내 2당으로 주저앉았다.

유럽 언론들은 사회당이 반(反)포퓰리즘 노선을 걸으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보도했다. 2015년 총선에서 사회당은 원내 2당이었지만 극좌 세력(공산당 및 좌파연대)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원내 1당인 사회민주당을 밀어내고 4년간 집권해 왔다. 일간 르피가로는 "극좌 세력과 연정으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예상을 깨고 정치와 경제 모두 안정을 이뤄낸 점이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코스타는 국가 채무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재정 지출 억제 정책을 폈다. 보통 좌파 정권은 재정을 푸는 것을 선호하지만 코스타는 반대로 우파처럼 긴축 정책을 가동한 것이다. 특히 9년간 동결해온 교사 월급을 인상하고 이를 소급해 지급하자는 야권의 요구를 지난 5월 '내각 총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막아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코스타는 "포퓰리즘으로 나라를 망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코스타는 해외 투자자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규제를 대거 걷어냈다. 포르투갈 경제성장률은 유럽 재정 위기가 강타한 직후인 2012년 -4%였지만, 2017년(2.8%)과 2018년(2.1%)에는 연속해서 2%대 성장을 이뤄내며 회복세를 보였다. 2012년 15.5%였던 실업률은 지난해 7.1%로 떨어졌다. 총선 승리를 확인한 직후 코스타는 "정치적 안정을 발판으로 지속적으로 국가 채무를 줄여나가며 포르투갈의 국가 신인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코스타와 사회당은 원내 1당 지위를 얻었지만 과반수에는 모자라 공산당, 좌파연대 등 극좌 세력과 다시 연정을 꾸려야 한다. 이들 극좌 세력은 포르투갈의 경제 발전이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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