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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갤러리] 신선의 낙조를 붙들다…최가영 '영원히 타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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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작

기암괴석·산·물·구름 등 옛 산수화 배경에

강렬한 태양빛 얹어…현실·이상 걸친 풍경

색 번짐으로 한지서 낼 최대치 색감 뽑아

이데일리

최가영 ‘영원히 타는 노을’(사진=동덕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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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기암괴석에 걸린 구름, 그 그늘 아래 태양인지 용암인지 터질 듯한 빛이 뻗치는 중이다. 바위는 빛을 먹었고 구름은 빛을 토했다. 그런데 말이다. 이 강렬한 장면이 현실인가 이상인가.

작가 최가영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린다. 산을 놓고 물을 내고 바위를 꽂아도 어디에도 없는 장면이다. 어찌 보면 신선이 살던 옛 산수화 배경 그대로다. 차이는 색에서 갈린다. 먹 아닌 색의 번짐으로 한지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를 뽑아내는 거다. 나무·숲·빛·무지개 등은 작가가 즐겨 쓰는 소재. 이들을 산수에 얹고 섞어 현실과 이상 어디쯤 걸친 듯한 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영원히 타는 노을’(2019)은 작가의 ‘낙조’ 시리즈 중 한 점. 붙들고 싶었단다. 빛이 소멸하면 색이 사라질 걸 아니까. “비현실적 소망이 현실을 사는 힘이자 꿈이지 않더냐”고 했다. 그 소망을 위해, 해는 하늘에 걸릴 때보다 바닥에 떨어질 때 더 뜨겁다는 걸 이렇게 보였다.

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동덕아트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보이지 않는 것들의 그림자’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채색. 130×150㎝. 작가 소장. 동덕아트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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