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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연구자와 국과수 감정단이 전두환 재판에 못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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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교수·헬기사격 감정 국과수 증인 채택"

변호인 "직접 경험아닌 자기 이야기한다"반발

첫 재판부터 연기…10월까지 증인신문 계속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여부가 쟁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서 헬기 사격 흔적을 확인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단과 관련 군 기록을 연구해온 5·18 연구 교수의 증인 채택이 미뤄지고 있다. 이들의 증언을 놓고 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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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과 『전두환 회고록』.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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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이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일반인 증인 5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 재판에서 목격자 증언이 이뤄지면 6번째 증언이다.

앞서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열린 재판에서 총 5차례에 걸쳐 헬기 사격 목격자, 조비오 신부의 친척, 31항공단의 탄약고 관리 하사관 등 증인 17명이 출석해 헬기 사격을 증언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해온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조비오 신부 측으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조비오 신부는 1989년 국회 광주 진상조사특위, 1995년 검찰 조사 등을 통해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줄곧 증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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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관련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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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단과 관련 군 기록을 연구해온 5·18 연구 교수의 증인 채택을 놓고 검찰과 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일 열린 재판에서 헬기 사격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5·18 연구 교수와 전일빌딩에 남겨진 총탄 흔적을 확인한 국과수 감정단을 증인으로 채택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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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2월 14일 광주 전일빌딩 현장에서 발견된 총탄 자국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작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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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감정단이 2017년 1월 공식감정서에서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10층 공간에서 헬기 사격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약 140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일빌딩은 옛 전남도청과 마찬가지로 5·18 당시 시민군이 계엄군에 맞섰던 곳이다.

검찰은 또 1980년 5월 헬기 출격 관련 군 기록 등을 연구해 헬기 사격의 신빙성을 입증해줄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2일 열린 재판에서 5·18 연구 교수를 증인 신청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지난달 2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5·18 연구 교수 등을 증인 신청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5·18 연구 교수는 재판에서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것이다”며 “직접 경험자인 군 관계자를 증인으로 세우기 어려운데 직접 경험한 사실이 없는 교수를 증인을 세우는 건 맞지 않는다”며 증인 신청 기각을 요청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재판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지목된 군부대에서 근무한 조종사 1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현주소를 확인할 수 없어 이들의 법정 출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 변호사는 “5·18 연구 교수와 국과수 감정단의 증인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피고인(전 전 대통령)도 (헬기 사격을 반박하는) 연구자를 증인 신청하게 돼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재판부는 헬기 사격 일반 목격자 5명의 증인 신청만 받아들인 뒤 “연구 교수와 국과수 감정단의 증인 신청을 기각까지는 않겠고 다른 분들의 신문을 듣고 하겠다”며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은 지난해 5월 첫 재판부터 연기를 거듭한 끝에 지난 3월에야 전 전 대통령의 첫 출석이 이뤄졌고, 10월까지 증인 신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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