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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헬기 7대 DMZ 방역…군, 철책 부대에 “멧돼지 사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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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 충돌 막기 위해 북한에 통보

보령서도 돼지열병 의심 신고

중앙일보

산림청 헬기가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 상공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항공 방역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군사분계선 500m 이남~민통선 구간에 헬기 7대가 투입돼 방역작업이 이뤄졌다고 6일 밝혔다. 사흘째 진행 중인 항공 방역은 일주일 정도 이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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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6일까지 사흘째 항공 방역을 했고, 야생 멧돼지에 대한 사살 지침도 반복 하달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산림청 헬기 7대는 이날 군사분계선(MDL) 이남 500m 지점까지 집중 방역 작업을 벌였다. 군 병력 1949명이 투입됐고, 제독 차량 55대가 동원됐다. 통제 초소를 운영하고 도로 방역을 하기 위한 조치다. 항공 방역 작업은 지난 4일 시작돼 이날로 3일째를 맞았다. 정부 관계자는 “헬기를 이용한 항공 방역을 일단 1주일 일정으로 계획해놨다”고 설명했다.

남하하는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는 게 불가능할 경우 사살하라는 지침 역시 재차 하달됐다. 야생 멧돼지가 DMZ 남측 철책을 넘어오려는 경우에 한해서다. 군 당국은 지난 6월 한 차례 해당 지침을 하달한 데 이어 최근 이를 일선 부대에 다시 상기시켰다고 한다. 군 당국자는 “항공 방역과 사살 지침에 대해 유엔사와 협의는 물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북한에도 통보가 이뤄졌다”며 “현재까지 사살된 멧돼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의 급박한 움직임은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에서 지난 2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DMZ 남방한계선에서 MDL 쪽으로 약 1.4㎞ 떨어진 지점이다. 군 당국은 멧돼지가 DMZ 철책을 뚫고 넘어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모든 상황을 대비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전날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ASF 발생 사실을 국제기구에 보고했던 지난 5월 이후로도 파손된 사례는 7건”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삼중 구조로 돼 있는 DMZ 철책이 모두 파손된 사례는 없었다”며 “멧돼지가 철책을 직접 건너오진 못하더라도 사체와 분변 등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오염수나 작은 동물을 매개체로 전파될 가능성까지 고려해 방역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29일 홍성군 도축장에서 접수된 신고는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이번에는 농장에서 발생한 것이라 관계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6일 충남도와 보령시 등에 따르면 이날 보령시 천북면의 한 양돈농장에서 “5일과 6일 이틀간 돼지 7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폐사한 돼지들은 귀가 붉어지고 호흡기에 이상 증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농장에서는 돼지 1만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농장주는 신고가 접수된 농장 외에도 보령과 홍성 등에서 모두 5곳의 농장을 운영 중이다.

신고를 접수한 방역 당국은 농장주 등 관계자의 이동을 제한하고 외부인과 차량의 출입도 통제했다. 현장에 가축방역관(3명)을 보내 임상 검사와 부검 등을 진행했다. 폐사한 돼지 2마리에 대한 검사에서는 임파절 출혈·종대, 비장 경색·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4개 농장에서 돼지 1만4647마리를 기르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 사육 중인 돼지 1131만6000여 마리 중 21.4%인 242만4000여 마리(12227개 농가)를 기르는 최대 양돈단지여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 양돈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심석용 기자, 보령=신진호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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