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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전국 대학생 수천명, 대학로서 '조국 사퇴' 첫 연합촛불집회..."조국 버려야 祖國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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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서 첫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주최 측 추산 5000명 참석…조국 자진 사퇴 요구
노래 부르며 율동…축제 같은 촛불 집회
12일 2차 ‘대학생 연합 촛불’ 예고…광화문 개최 유력

"조로남불 그만하고 자진해서 사퇴하라!" "평등 공정 외치더니 결과 정의 어디 갔냐" "학생들이 거부한다, 조국(祖國) 위한 조국 사퇴"
개천절인 3일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전국 대학생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조선일보

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 집행부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사퇴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LED 촛불과 함께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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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0개 대학 학생들이 모인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집행부’(전대연)는 이날 대학로에 모여 첫 연합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각 대학에서 개별적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던 대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조국 사퇴’ 촛불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집회에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과 시민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사회 정의 어디 갔냐’ ‘자진해서 사퇴하라’ ‘조국 위한 조국 사퇴’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흙수저는 학사경고, 금수저는 격려 장학" "내가 한 말 못 지킨자, 법무장관 내려와라" 등 구호를 외쳤다.
◇"편법 써도 높은 자리 올라가면 모든 게 허용되나…끔찍한 결과주의"
한 부산대 재학생은 "20대 양심인 우리가 여기 왜 나왔나"라며 "조국 딸·아들을 금수저 (부모)가 의사·변호사 쉽게 만들어 주려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나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조국이 우리에게 보여준 현실이 무엇이냐"며 "‘빽’도 없는 우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학사경고를 피하려고 열심히 공부하는데, 조국 같은 사람에겐 이런 우리 모습이 어떻게 보였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단국대 학생은 "조 장관 임명을 통해 편법을 쓰더라도 높은 자리에만 올라가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 끔찍한 결과주의와 임명을 반대하는 모든 여론은 무시되는 독선적인 임명을 보았다"며 "남에겐 정의로운 말로 엄격하게 지적하면서 정작 본인의 문제는 아무것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뻔뻔한 이중성을 봤다"고 했다.

그는 "조 장관은 수많은 잘못과 의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지만 이젠 그가 한 말이 모두 거짓인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은 조국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려는 검찰을 대대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정의란 말인가"라고 했다.

‘조국 퇴진’ 대학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삼현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국가 대사를 맡을 사람이 윤리적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분명히 있다"며 "부인의 공문서 위조를 거짓으로 가리기 위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하고 자택 강제 수색 시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할 정도의 인물이라면 그의 윤리 수준은 장관은커녕 한 시민으로서도 한참 미달인 수준"이라고 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금태을씨는 "폐에 희귀병이 있어 얼마 못 산다는 소리를 듣고 의대에 가서 제 병 제가 고치려고 다시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며 "조국 딸은 아빠를 잘 둬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갔더라. 나부터 열심히 공부해 대한민국 입시가 아버지를 잘 두지 않아도 노력으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 조국을 버려야 조국이 산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 집행부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사퇴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각 대학 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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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등 마치 대학 축제처럼 진행됐다. 집회 말미에는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더 이상은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라는 가사가 포함된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제곡 ‘민중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날 대학생 연합 집회에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하 의원이 ‘조국 2행시’ 자유 발언 시간에 발표를 신청했지만 "오늘 집회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곳"이라는 이유로 제지당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젊은 사람들이 변화와 혁신을 외치는 이 자리의 목적에 동의해 나오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대연 집회에 쭉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일 2차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예고…"조국 사퇴 때까지 대학생 서명운동할 것"
전대연 측은 "오는 12일 두번째 전국대학생연합 ‘조국 퇴진’ 집회를 열 계획"이라며 "대학로는 장소가 좁기 때문에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대연은 이날 당초 집회 이후 행진을 하려 했지만, 예상보다 집회 참가자가 많아지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행진을 취소했다.

전대연은 전날 정오까지 총 60개 대학 800여 명이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지난달 30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소속 대학, 학과, 학번, 이름 등을 기입하는 시국선언문 서명을 받고 있다. 전대연 관계자는 "조 장관이 퇴진할 때까지 서명을 계속 받을 것"이라며 "참여 대학과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명한 재학생·졸업생들의 출신 학교는 전날 정오 기준 부산대가 24.1%로 가장 많았고 성균관대 20.9%, 고려대 15.3%, 숭실대 6.2%, 서울대 4.8%, 연세대 3.9%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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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 집행부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사퇴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LED 촛불과 함께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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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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