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가족 펀드 설계자 ‘5촌 조카’ 조범동 기소

허위공시ㆍ횡령ㆍ배임 등 혐의 적용… 정경심 수사따라 추가 기소 가능성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구속기소됐다. 조 장관 가족펀드를 굴린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다. 구속기한 만료에 따른 기소지만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추가 기소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씨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허위공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달 16일 구속된 뒤 18일 동안 검찰조사를 받았으며 이날 구속 기한 만료와 함께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코링크PE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투자기업 더블유에프엠(WFM)의 사업 및 투자 정보를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조씨는 이 회사에서 사채로 인수한 지분 5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허위 공시하고, 실제론 돈이 들어오지 않은 전환사채를 발행해 마치 150억원치 자금이 들어온 것처럼 속여 주가를 부풀리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투자 기업인 WFM 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가 WFM에서 빼돌린 회삿돈 13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정경심 교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WFM이 이런 정황을 확인하고 조씨를 이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으로 고발한 상태다. WFM은 조씨가 빼돌린 금액만 약 17억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낸 횡령액은 약 72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지자 돌연 해외로 출국해 증거인멸 혐의도 받고 있다. 해외 도피 전후로 조씨는 코링크PE 및 투자기업 관계자들과 수차례 통화하며 입을 맞추거나, 코링크PE 내부 자료를 삭제해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일가가 투자한 펀드가 ‘블라인드 펀드’라고 주장하며 제시한 운용현황보고서도 청문회 일정 직전에 급조됐는데, 이 또한 조씨가 정 교수와 논의한 후 지시했다는 게 코링크PE 관계자들의 진술이다.

검찰은 이날 소환한 정 교수를 상대로 사모펀드 운용은 물론 코링크PE 경영에 참여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조씨가 횡령한 자금을 정 교수에게 건네고 정 교수의 투자금을 조씨가 관리한 정황 등으로 미뤄 검찰은 둘의 공범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