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진입 시도 시위대 46명 체포… 서초집회 측 “다음 집회 준비”
3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서 참석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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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인 3일 서울은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역 일대까지 도심 일대가 ‘조국 파면’ 구호에 파묻혔다. 지난달 28일 ‘조국 수호’를 외치며 열린 서초동 촛불집회에 맞서기 위한 일종의 맞불집회였던 만큼 집회 주최 측은 세 과시를 위해 광화문-시청-남대문까지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의 도로를 모두 장악했다.
서초동 촛불집회가 내세운 “200만”을 의식한 듯, 이날 집회 주최측은 “300만”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5일 예정된 서초동 촛불집회 또한 대거 세를 불릴 것으로 보인다. 양 진영간 세 대결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을 둘로 갈랐다.
이날 자유한국당 측은 오후 1시부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열며 “참석인원이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총 300만명 이상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당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조국 퇴진 촉구 단식을 했던 이학재 의원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정권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으며, 참가자들은 “범법자 조국을 당장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던 우리공화당도 낮 12시 30분부터 남대문~서울역 앞에서 ‘문재인 퇴진 태극기 집회’를 열고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 단체 연합인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국민투쟁본부)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범국민투쟁본부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총괄 대표를,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는 있는 단체다. 이들은 “이곳엔 (서초동 집회와는 달리) 실제로 200만명이 왔다”고 주장했다.
서울 광화문에선 시위 참가자들이 일거에 몰리면서 한 때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희궁 방면으로는 지방 참석자들이 대절한 관광버스 수 십대가 줄지어 서고, 시위 참가자들이 행진을 거듭하면서 인근 교통은 마비됐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시위대 가운데 46명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일부는 늦은 밤까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종각역부터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8차로의 차량을 통제했으며, 광화문 남쪽 광장부터 서울역 4번출구 앞까지 세종대로 2.1km 구간의 10차선 도로 차량 운행도 전면 통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 90개 중대 5,400여 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ㆍ연세대 등 대학생들이 만든 ‘전국대학생연합촛불집회 집행부’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별도의 ‘조국 퇴진’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최한 김태현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대표는 이날 광화문 집회에 대해 “기독교 단체, 교회에서 나와 부흥회 식으로 진행하고 당원을 동원하는 등 사실상의 관제데모”라며 “전혀 의식하지 않고 다음 집회를 준비할 것”이라 평가 절하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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