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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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발병한 이후 경기도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2일 현재 11개 돼지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하는 등 방역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0만마리 넘는 돼지가 살처분될 정도로 각종 경제적 피해도 예상됩니다. 대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이기에 정부는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서 바이러스 차단에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걸까요.
―ASF는 어떤 병인가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발병 땐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입니다.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구제역과 달리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전신 피부에 출혈성 반점이 생기고 모든 장기에서 충혈·출혈이 발견됩니다. 이후 비장이 거대하게 변하면서 죽어갑니다. 잠복기는 4~19일 정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왜 병명에 '아프리카'가 들어가나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견된 후 최근까지 지역 풍토병으로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유럽 지역에서만 나타났던 ASF는 작년 8월 중국 발생을 시작으로 아시아에 상륙한 후 베트남·캄보디아 등으로 확산됐습니다. 지난 5월 말에는 북한에서도 발생해 남한으로의 전파 가능성을 높인 바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전 세계 52개국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이 53번째 발병국입니다.
―사람도 걸리는 병인가요.
▷사람은 이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됩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고기를 먹어도 안전합니다만, 감염된 돼지는 살처분을 실시하고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유입된 건가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농식품부와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ASF가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은 잔반, 즉 음식물 찌꺼기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봤습니다. ASF에 걸린 돼지고기를 사용한 음식·반찬 찌꺼기가 해외에서 여러 경로로 들어온 것을 국내 양돈농가에서 활용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중국·베트남 등 ASF 발병국에서 들여온 소시지·순대 등 돼지고기 가공품 일부가 잔반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객이 휴대한 돼지고기 가공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검출된 적이 10여 건 있었습니다.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상되는 경제적 피해 규모는.
▷ASF 초기 진압에 실패해 바이러스가 전국 단위로 퍼질 경우 국내 양돈산업은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돼지고기 산업 종합 컨설팅 업체 정P&C연구소의 정영철 대표는 "현재 사육하고 있는 돼지 약 1100만마리 가운데 일반돼지 1000만마리 중 약 10%에 대한 살처분이 불가피하고, 모돈(어미돼지) 사육 마릿수도 1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돈 사료 판매량 감소까지 합하면 수조 원대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방역 작업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정부는 과거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특단의 조치를 여럿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달 24일 경기권(파주·연천·김포)에서만 나타났던 ASF가 인천 강화군을 파고들자 농식품부는 경기 북부 6개 시군에 한정했던 중점관리지역을 경기·인천·강원 지역 47개 시군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그다음 중점관리지역을 다시 경기 북부·경기 남부·강원 북부·강원 남부 등 4대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 간 돼지와 분뇨의 이동 및 반출을 막았습니다. 그야말로 이중삼중의 방어벽을 친 것입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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