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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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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김민수 PD...SD 그래픽도 주류 MMORPG 가능성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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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달빛조각사’를 개발하고 있는 김민수 PD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는 엑스엘게임즈 개발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사가 다음달 10일 정식 출시된다.

달빛조각사는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각자 대표 남궁훈, 조계현)의 2019년 최고 기대작이자 엑스엘게임즈(각자 대표 송재경, 최관호)의 미래를 책임질 모바일게임이다.

달빛조각사는 한국 대표 온라인게임 ‘리니지’ 신화의 시작을 함께 한 송재경 대표와 김민수 PD의 합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래픽 온라인게임이 태동한 1990년대 말 리니지의 기획, 코딩, 서버를 설계한 송재경 대표와 아트와 각종 운영을 책임진 김민수 PD의 결합이 현재 리니지의 시작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니지 당시 그랬던 것처럼 달빛조각사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엑스엘게임즈의 리니지’, ‘카카오게임즈의 리니지’가 될 것인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때문일까? 달빛조각사는 사전 예약 시작 하루 만에 1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리고 예약 시작 9일 만에 200만명을 넘어 지난 24일 기준 250만 명 이상이 사전예약에 참여하는 등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달빛조각사 개발에 핵심 역할을 맡은 김민수 PD를 만나 거장 송재경 대표와의 인연, 리니지 그리고 달빛조각사로 이어지는 여정을 들어봤다.

◇ 게임계 거장 송재경과의 인연
김민수 PD의 게임 인생은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다.

김 PD는 사회생활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등을 실제 모형으로 만드는 모형업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송재경 대표를 만났다. 송 대표가 게임 관련 개발을 한다고 해 애니메이션 일을 하면서 짬짬이 그렸던 것들을 보냈었다. 그러자 송 대표가 며칠 후 덜컥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해 당시 리니지를 개발하던 아이네트 사무실로 찾아갔다.

청바지에 면티 한 장을 입고 찾아갔던 사무실에서 당시 아이네트 이사는 김 PD의 합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송 대표는 순정만화 같은 그림채가 마음에 든다며 함께 일하고 싶다고 우겨 결국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김 PD는 송재경 대표와 리니지와의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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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엑스엘게임즈 이사



◇ 김 PD의 첫 게임 ‘리니지’
김 PD의 첫 게임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리니지’다. 1998년 첫선을 보인 리니지는 이미 20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진화해 ‘리니지M’으로 2년여간 주요 앱 마켓 최고 매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리니지는 아이네트에서 개발됐다가 김택진 대표가 이끌던 엔씨소프트로 프로젝트가 옮겨졌다. 송재경 대표와 김 PD는 함께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리니지 관련 업무의 분업은 기획, 서버, 코딩 등을 송재경 대표가 담당했고 그래픽과 이후 게임 운영 등을 김 PD가 담당했다. 송 대표가 기획과 코딩을 해 놓고 가면 김 PD는 밤을 새워가며 그래픽화해 리니지를 완성해나갔다.

김 PD는 “송재경 대표는 기획, 서버, 코딩 일을 주로 했다. 그림밖에 그릴 줄 몰랐던 나는 초기에는 아트만을 담당했다. 하지만 3D 맥스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게임 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D로 그림을 그려온 김 PD가 송 대표에게 배운 3D 그래픽 툴로 리니지를 만들어 간 것이다.

◇ 리니지 인기 8~10년은 거뜬할 것으로 예상
리니지를 개발하면서 아트를 담당했던 김 PD는 리니지의 흥행을 예상했을까?

김 PD는 “리니지라면 8~10년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D로 보이지만 내부는 3D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시간이 지나도 크게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래픽의 프레임이 모자라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끊기는 듯했는데 김 PD는 이에 대해 “컴퓨터 사양이 높아지면 되는 문제였기 때문에 긴 시간 인기를 끌고 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후 리니지는 지속적으로 그래픽 품질을 개선해나갔다. 최근에는 리마스터 버전까지 내놓으며 여전히 PC온라인 플랫폼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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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디렉터(AD)가 아닌 프로듀서(PD)가 된다는 것은?
달빛조각사에서 김민수 이사의 역할은 프로듀서(PD)다. 이전까지 아트디렉터(AD)였던 것에서 크게 달라졌다.

김 PD는 역할 변화에 대해 “지난해까지는 AD 역할에 충실했다. 물론 AD를 하면서도 다른 살림살이 등을 맡아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달빛조각사 개발 책임 구조에 대해서는 “팀원들은 전체적인 방향성을 지휘하는 송재경 대표를 아빠, 나를 엄마라고 한다. 총괄 PD는 송재경 대표이고 난 PD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프로젝트에서 AD 역할을 충실히 해 온 김 이사에게 엑스엘게임즈의 사활이 걸린 달빛조각사의 운명을 맡긴 이유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있다.

김 PD는 엑스엘게임즈의 첫 레이싱게임인 ‘엑스엘원(XL1)’을 개발했었다. 당시 송재경 대표의 게임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 레이싱게임에 푹 빠져 있던 김 PD가 주장해 개발했던 게임이다. 아쉽게도 2003년 당시 기술력으로 비디오게임 급의 온라인 레이싱게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김 PD는 “자동차 물리 시뮬레이터가 그렇게 어려운지 당시 깨달았다. 집에 한 달에 한두 번 들어갈 정도로 개발에 열중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 PD는 2013년 엘스엘게임즈의 대표 MMORPG ‘아키에이지’의 모바일 버전인 ‘아키빌’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쌓아온 개발 경험이 있었기에 달빛조각사 PD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 소설 달빛조각사를 게임 달빛조각사로
모바일게임 달빛조각사는 남희성 작가의 웹소설 ‘달빛조각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텍스트로 표현된 것을 그래픽으로 옮긴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독자들이 상상하는 소설 속 배경인 ‘로열로드’와 주인공 ‘위드’의 모습을 비롯해 다양한 소설 속 캐릭터와 지역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어려운 선택이다.

특이하게도 엑스엘게임즈는 달빛조각사를 3등신의 SD 캐릭터로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드코어 MMORPG의 캐릭터가 8등신인 것과 차별화된 점이다.

게임 캐릭터를 SD 비율로 정한 이가 바로 김 PD였다. 김 PD는 “모바일로 개발하려니 시인성이 중요하다고 봤고, 달빛조각사의 아이덴티티를 주기 위해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SD 그래픽 선택의 과정을 설명했다. 다만 이 때문에 김 PD는 송재경 대표를 비롯해 내부 인력들과 많이 싸워야 했다. 아무래도 SD 캐릭터는 주류 게임에서 쓰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 사냥에 대한 부분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처음에는 절대 자동 사냥을 넣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1년 전쯤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일반 모바일게임처럼 모든 것을 컴퓨터가 다 해주는 자동 사냥은 아니다.

김 PD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의 ‘어택땅(공격 방향만 정하는 명령)’을 생각하시면 된다. 이는 자동사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수동전투에 비해 전투의 세밀함은 다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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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개최된 ‘달빛조각사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민수 PD



◇ SD 캐릭터로 주류 게임에 도전
‘던전 스트라이크’와 ‘라그나로크M’과 같은 게임들이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비주류 게임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김 PD는 “달빛조각사가 SD 캐릭터 기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줬으면 한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달 10일 출시되는 달빛조각사 버전에는 소설로 2권 정도의 분량이 들어간다. 2권 분량이지만 기본 틀을 만들고 지역과 캐릭터를 디자인하는데 3년여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툭하 소설 속에 나오는 지역은 얼마 안 되는데 반해 게임에서는 그 지역을 더 다양하게 늘렸다.

김 PD는 “달빛조각사의 과금 모델도 다른 MMORPG 들에 비해 과하지 않다. 하나 만들어 놓고 ‘돈을 뽑아볼까’ 하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그저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비용이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소설의 완결편인 58권까지 게임을 통해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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