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의 위기 요소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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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에 찾아올 경제 침체의 양상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수요 부문이 유발한 경제 위축이었다면, 이번엔 공급 중심이 충격의 발단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각국의 막대하게 늘어난 부채 규모와 이미 낮을 대로 낮아진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재정 부양책과 통화정책도 시장에 먹혀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7일 세계지식포럼 '2020년 글로벌 경제위기 진단' 세션에서 루비니 교수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완화로 정부와 기업 부채가 심각한 상황이고,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로 이제는 더 낮출 여지가 없다"며 "경제위기가 찾아오더라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적 총알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이번에는 공급 충격으로 인한 경제위기로 통화정책이나 재정 부양책이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당장 연내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조치가 글로벌 경기 침체의 트리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그는 "현재 예상대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면 미국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넘어가지 않게 예방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 소비를 끌어내려 경제위기의 트리거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의 경우 글로벌 경제가 처한 3대 치킨게임 외에도 자체적으로 두 가지 추가 치킨게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북한과의 치킨게임, 일본과의 경제전쟁 등 한국도 두 가지 치킨게임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과의 경제 문제는 이슈가 심화되면서 무역마찰이 커지고 있는데, 양국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식 주주 중심 자본주의가 다소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각지에서 터져나오는 세계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반발이 주주 중심 자본주의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점에서다. 루비니 교수는 "숙련도가 약한 노동자들은 기술 발전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디지털화와 세계화에 대한 반발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이 투표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 쪽으로 표를 던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중심의 자본주의가 효과적임에도 공공선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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