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서 감염 많아…전염성 강해 초기 치료 중요
성균관대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 연구팀(정해관, 김종헌)은 25일 대한기생충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The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에서 2010∼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옴 진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옴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기생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밤에 옴진드기가 피부 각질층에 굴을 만들면 심한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가려움증은 4∼6주 정도 잠복기를 거치는데, 재감염의 경우에는 즉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처음부터 많은 수의 진드기에 감염됐다면 잠복기가 1주일 이내로 짧아질 수도 있다. 전염성이 매우 높아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옮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열대지역을 중심으로 옴에 걸리는 환자가 많지만, 예방·치료제 개발은 소홀하다는 의미에서 2017년 이 질환을 '열대성 소외질병(neglected tropical diseases)으로 지정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국내 옴 진단 환자가 2010년 5만1천331명에서 2015년 4만389명까지 줄어들다가 2016년 4만1천555명, 2017년 4만2천436명으로 다시 소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기준으로 옴 환자는 여성(57.1%)이 남성(42.9%)보다 많았다. 또 연령대별로는 40∼49세 14%, 50∼59세 19.2%, 60∼69세 14.5%, 70세 이상 19.2% 등으로 40대 이상에 환자의 66.6%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계절적으로는 가을철 환자가 많았다. 연구팀은 옴 환자가 늦은 여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가을철(9∼11월) 정점에 도달한 후 겨울에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봤다. 실제 2017년 가을철의 옴 진단 환자는 약 6천명으로 봄철보다 1.64배 더 많은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연구팀은 옴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노인들을 위한 요양 시설 증가를 꼽았다. 장기 요양 시설 수가 급속히 증가하는데도 감염관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옴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만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발생하면 빨리 격리해 치료하고,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도 잠복 기간을 고려해 하루나 이틀 정도 옴 치료를 함께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감염 환자가 사용하던 침구와 속옷도 반드시 빨아서 일광소독을 해야 한다.
또 오랫동안 방치하면 이차 세균감염으로 인한 농가진, 농창, 종기, 연조직염이나 드물게는 두드러기, 동전 모양 피부염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연고 또는 로션을 반복적으로 바르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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