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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경호원까지 등장한 ‘위안부 망언’ 류석춘 교수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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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4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에서 강의 뒤 밖으로 나오고 있는 류석춘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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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4시 서울 신촌동 연세대 백양관 2층 강의실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공수업 ‘개발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등의 발언으로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류석춘 교수의 교양수업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이 예정되어 있어서다.

지난 21일 류 교수 발언이 알려지자 대학 측은 류 교수의 수업을 중단시키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충격적 망언”이라며 류 교수를 파면을 요구했다. 이날도 류 교수 연구실과 강의실 주변에는 진보 시민단체 인사와 수십 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고성이 오가는 등 어수선했다. ‘서울의 소리’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한 백은종(66)씨는 류 교수 연구실로 들어가 “매국노를 간첩죄로 체포하겠다”고 소리 지르며 류 교수 팔을 잡아 흔드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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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24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위당관 5층에 위치한 류석춘 교수의 연구실. 류 교수를 규탄하는 말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이날 류석춘 교수는 앞서 불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이라는 수업을 강행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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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류 교수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4시15분쯤 강의실에 나타나 6시까지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진행은 철저하게 류 교수 본인의 의지였다. 대학 측은 “총학생회 등에서 학생들 안전상 문제를 이유로 휴강을 요청했으나, 류 교수가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대신 대학 측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강의실 주변에 경호원 투입했고, 강의실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학생증을 검사했다. 오후 6시 강의를 끝내고 나온 류 교수는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맡고 있는 강의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직접 찾아와 면담을 요구한다면 만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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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24일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교양강의인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연세대 백양관 2층 강의실 앞.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가림막 설치와 함께 경호 인력이 앉아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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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 파문에 대해 학생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학생 김모(26)씨는 “’개발사회학’ 수업은 류 교수 개인의 정치적 이념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그간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논란이 됐던 강의”라고 전했다. 박정희 생가 방문, 보수정당 관계자 특강 등이 뜬금없는 내용이 들어가기도 했다는 얘기다. 졸업생 유모(27)씨도 “교수 개인의 정치적 주장이 대부분이 수업으로 전태일 등 노동계에 대한 폄하 등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전공수업이라 학점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듣는 수업일 뿐”이라 말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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