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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전략을 둘러싸고 내분을 나타내온 영국 노동당이 결국 제러미 코빈 대표의 전략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EU와 합의를 우선적으로 추진한 후, 제2국민투표를 통해 합의안이냐, 잔류냐를 선택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23일(현지시간) 브라이턴에서 연례 전당대회를 열고 당의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한 안건을 표결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당원들은 코빈 대표의 전략을 반영해 전국집행위원회(NEC)가 제안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노동당에서 조기 총선에서 승리하면 중립적 입장에서 3개월 내 EU와 새 합의를 추진하고, 이후 6개월 내 제2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노동당원들은 제2국민투표에서 노동당이 EU잔류를 지지하는 내용의 안건은 부결시켰다. 향후 국민투표 직전 특별 전당대회에서 노동당의 입장을 결정하게 된다.
가디언은 "코빈 대표가 총선이 끝날 때까지 노동당이 제2국민투표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 결정을 연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BBC는 사실상 코빈 대표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간 노동당 내에서는 제2국민투표 개최와 EU잔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며 내분으로 확대돼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코빈 대표와 톰 왓슨 부대표가 정면 충돌하면서 친 코빈파를 중심으로 부대표직을 없애는 방안까지 고려되기도 했다. 현지언론들은 이를 보도하며 "보리스 존슨 총리와 집권 보수당이 브렉시트를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노동당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한편 미셸 바르니에 EU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같은 날 독일 베를린에서 하이코 마스코 외무부 장관과 회담 후 "현재 영국의 생각에 기반해서는 브렉시트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합의안 내 삭제를 요구하는 안전장치(backstop)는 국경 내 통관, 통행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이른바 하드보더 충격을 줄이기 위해 EU탈퇴 이후에도 상당기간 영국을 당분간 관세동맹 내 잔류시키는 내용이 골자다.
EU는 영국측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경우 이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는 판단인 셈이다. 앞서 영국은 안전장치 대안 마련을 위한 보리스 존슨 총리측의 구상을 담은 공식 문서를 EU측에 전달했었다.
유엔(UN)총회를 찾은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아직 영국으로부터 안전장치를 대체할만한 대안 제시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스페인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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