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서 돼지열병 확진…한강 이남까지 뚫렸다

파주서는 추가 의심신고 접수

발생 일주일간 감염경로 몰라

방역망 뚫린 것 아니냐 비상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내려진 경기도 김포시의 한 양돈 농가 인근에서 23일 오후 방역관계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경기도 김포에서 23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날 오후 8시쯤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18일 연천에 이어 세 번째 확진 사례다. 특히 한강 이남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례여서 초기 방역망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ASF가 처음 발생했던 경기도 파주에선 추가로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소재 돼지농장에 대해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이날 오전 6시40분쯤 모돈 4두의 유산 증상을 확인해 당국에 신고했다. 발열·유산은 ASF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돼지 1800마리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은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 농장에서 13.7㎞, 연천 농장에서 45.8㎞ 떨어진 곳이다. 유산한 돼지 4마리 외에 출산이 임박한 모돈 1마리도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신고 후 가축방역팀을 보내 긴급 방역조치를 시행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현황

문제는 ASF의 유입 경로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란 점이다. 김포 농장은 야생 멧돼지 차단을 위한 울타리를 설치했고 남은 음식물을 직접 돼지에게 먹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농장에는 태국인 노동자 두 명이 있지만 태국은 ASF 발생국이 아니다. 방역 당국은 김포에서 확인한 ASF 바이러스가 파주·연천농장에서 유입했는지, 새로운 감염원과 접촉한 것인지에 대해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낼 예정이다.

이번에 ASF가 확진된 김포 농가는 파주·연천 농가와 달리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13㎞ 이상 내륙으로 떨어져 있다. 당초 야생 멧돼지의 사체·분뇨 등이 임진강으로 유입돼 ASF가 확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차량 이동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SF가 확진된 파주·연천 농가에 들렀던 차량과 역학 관계가 있는 돼지 농가와 시설은 전국 544곳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김포 지역의 ASF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과 인근 지역의 예방적 살처분을 시행할 전망이다. 김포 농장 반경 500m 안에는 돼지농장 3곳에서 2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반경 3㎞ 안에는 8개 농장에서 3275마리, 10㎞ 안에는 약 5만 마리의 돼지가 있다.

심석용·허정원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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