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 모씨(56)가 DNA와 혈액형이라는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서 경찰 수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공소시효가 만료돼 법적으로 유무죄를 다툴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자백 없이는 사건의 퍼즐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부산교도소로 보내 용의자로 특정한 이씨를 상대로 3차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1·2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던 이씨는 3차 조사에서도 "나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앞으로 경찰 수사는 아직 DNA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나머지 사건과 이미 결과가 나온 사건 사이의 범행 유사성 등을 근거로 이씨를 진범으로 결론 내릴 수 있지만 자백이 없는 상태에선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모방범죄로 확인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6건의 경우 이씨의 연관성을 증명해줄 단서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서는 자백을 받아내거나 또 다른 증거들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재판에 넘겨 죄를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씨가 진범이라 할지라도 자백할 가능성은 낮다.
특히 무기수지만 1급 모범수인 그가 가석방이나 감형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입을 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다만 교정당국은 이씨의 가석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교도소 측은 "그가 경비처우 S1급(1급 모범수)이긴 하지만 그동안 가석방 등은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가 TV를 통해 소식을 접하며 경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씨가 옮겨진 독방은 TV가 없는 방"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은 이씨를 경기남부경찰청 인근 교도소 등으로 이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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