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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김경수 없이 우리끼리 닭갈비 먹었다” 저녁식사했다고 진술 바꾼 드루킹…‘진술 신빙성’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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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4월11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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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항소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김씨는 1심과 같이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을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저녁식사를 했는지 여부, 김 지사가 드루킹 사무실을 떠난 시간 등에 대한 진술이 1심과 달라져서 김 지사 측은 김씨의 진술 신빙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19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 공판에서 김씨는 1심과 같이 2016년 11월9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사무실 ‘산채’ 강의실에서 다른 드루킹 일당을 내보낸 뒤 김 지사와 단둘이 있을 때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이 당시 상황을 묻자 김씨는 “김 지사는 킹크랩이 구동되는 휴대폰을 앞에 두고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했다. 김씨는 “이런 것들을 준비해서 대선을 준비하겠으니, 최종적으로 결정해달라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닭갈비 저녁식사’에 대해서는 진술을 바꿨다. 김씨는 “김 의원(김 지사)이 계속 늦는다고 문자를 날려서 6시30분에 저희가 식사를 시작했고 6시50분쯤 (김 지사가) 계단을 올라와서 복도 지나갈 때 맞이한 거 같다”고 했다. 김씨는 “김 의원이 저한테 뭔가 투정하는 말투로 여의도에서 6시까지 도저히 못 오니까 식사 때가 아닌 시간에 약속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던 게 기억난다”고 했다. 이에 김 지사 측은 “특검 조사 초반에는 김 지사와 저녁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가, 5회 특검 피의자신문에서는 (김 지사와) 식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최종진술을 했다”며 “수사기관에서 닭갈비 결제 내역을 보여줘서 이렇게 진술하게 된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김씨는 “김경수가 먹었는지는 기억 안 났는데 수사받다가 기억이 났다”고 했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닭갈비 저녁식사’를 했다고 주장한다. 김 지사 수행비서가 오후 7시23분쯤 산채 근처의 코다리집에서 7500원을 결제한 카드기록이 근거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오후 7시쯤 산채에 도착해 드루킹 일당과 1시간에 걸쳐 저녁 식사를 하고, 8시부터 브리핑을 들은 뒤 9시에 산채를 떠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가 오후 7시쯤 도착해 9시쯤 산채를 떠난 점,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들이 있는 자리에서 1시간가량 브리핑을 들은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한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닭갈비 저녁식사’를 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1심 재판부가 시연이 이뤄졌다고 본 오후 8시7분15초부터 8시23분53초에는 브리핑이 이뤄졌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킹크랩 시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김 지사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김 지사가 산채를 떠난 시점에 대한 김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자, 재판부가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차문호 부장판사가 “한 번은 (김 지사가) 7시에 와서 9시 좀 넘어서 돌아갔다고 하고, 또 한번은 10시쯤 브리핑 마치고 바로 갔다고 말한 것도 있다”고 지적하자, 김씨는 “9월28일(이전 김 지사와 만난 날)과 기억을 착각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차 부장판사는 “그래서 이걸 기억하고서 말한 거냐고 묻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8시가 넘은 건 확실하다”고 했다.

앞서 김 지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재판과정에서 누차 밝혔고 또 진실한 과정을 밝혀가고 있지만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은 결코 없다”고 재차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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