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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Bull&Bear] 롤러코스터 탄 돼지열병 관련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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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우리나라에까지 상륙하자 관련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확진 소식이 전해진 17일에는 각종 우려와 기대가 맞물려 양돈, 양계, 사료 관련주가 동반 급등했다. 그러나 급등세는 이틀이 채 가지 못해 하락 반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데다 이번 사태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진짜 수혜주'를 가려내는 움직임이 나타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돈업체인 우리손에프앤지 주가는 7.04% 하락한 2640원으로 마감했다. 우리손에프앤지 주가는 ASF 확진 소식이 나온 당일인 17일 22% 폭등했지만 상승세는 2거래일을 넘기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ASF 테마주로 지목되고 있는 다른 종목도 같은 상황이다. 17일 급등, 18일 보합 내지는 하락, 19일 급락 흐름이다. 양돈업과 사료업을 병행하는 팜스코는 17일 13% 상승 후 이튿날 6% 떨어졌다. 사료업체인 우성사료도 17일 30% 상승 후 이날 10% 넘게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가 갈피를 못 잡는 가운데 실제 ASF관련주로 광범위하게 묶인 종목들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ASF가 확대될 경우 양돈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육계업체도 소폭 반사이익을 입을 수 있으나 사료업체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ASF로 폐사한 돼지가 생겨나는 만큼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하면 양돈업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ASF로 인한 돼지고기 공급 감소보다 수요 감소폭이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양돈업체 자체 살처분이 없다면 이는 수익성에 어느 정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SF는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돼지고기 수요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5년 주기의 가격 사이클을 고려하더라도 내년 이후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SF가 발병하자 닭고기 등으로 고기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는 기대에 양계 관련주 주가도 17일 강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2010년 말 구제역이 창궐하자 이듬해 소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늘었던 전례를 통해 볼 때 ASF가 최근 폭락했던 육계 가격이 바닥을 다질 촉매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에 돼지고기의 인체 유해성이나 식품 안정성 이슈는 일지 않았기 때문에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료 업체는 ASF 수혜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에 ASF로 돼지 개체 수가 주는 마당에 사료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잔반을 돼지 먹이로 쓰는 관습이 줄어들고 이를 대체해 사료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잔반을 먹고 자라는 돼지들의 ASF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잔반으로 돼지를 키우는 비율은 10% 미만으로 작다는 게 이 연구원 설명이다. 그는 "양계사료 위주라면 판매가 증가할 수 있으나 돼지사료 비중이 높다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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