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청주 처제 살해사건 때도 범행 치밀"

1986~1991년 경기 화성 등 지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당시 유력한 용의자 수배 전단.

[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경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청주 처제 강간·살인 사건 때도 잔혹하고 치밀한 범행 수법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994년 처제 강간·살인 사건을 수사했던 이모(62) 전 경위는 "당시 이춘재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연관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범행 수법이 굉장히 잔혹하고 치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미 전 경위는 1994년 청주 처제 강간·살인 사건 수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형사계 감식 담당이었다. 이후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 근무하다 지난 6월 정년퇴직했다.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이 전 경위는 이춘재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경위를 자세히 기억했다.

1994년 1월 이춘재는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20) 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여 성폭행한 뒤 둔기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했다.

이후 시신을 비닐봉지, 청바지, 쿠션 커버 등 여러 겹을 싸서 집에서 1㎞가량 떨어진 철물점 야적장에 버렸다.

이 전 경위는 "이춘재가 범행을 치밀하게 은폐했기 때문에 증거를 찾는데도 며칠 밤을 새우며 사건 현장 등을 이 잡듯 뒤지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사건 당일 이춘재 집에서 물소리가 났다"라는 제보를 통해 풀 수 있었다.

이 전 경위는 제보를 바탕으로 이춘재의 집 정밀 감식을 벌였다. 세탁기 받침대서 피해자 혈흔을 발견했고, 유전자(DNA) 검출에 성공했다. 이는 이춘재가 범행 후 피해자의 혈흔을 씻는 과정에서 미량의 혈액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은 과학수사 초창기였으며, 충북에서 DNA가 범죄 증거로 채택된 첫 사례였다.

이후 피해자 시신 부검 결과 수면제 성분도 검출됐다. 이 전 경위는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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