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DLF의 첫 번째 만기 상품 손실율이 6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원금을 4000만원만 건지게 됐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창구서 판매된 이 상품은 만기시에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3.8%에서 최고 연 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대신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곧바로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우리은행의 전체 DLF 판매 규모는 1236억원으로 만기가 19일인 DLF는 134억원에 달한다.
상품 약관에 따르면 수익률은 3영업일 전인 16일에 결정된다. 영국시간으로 16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8시)에 거래된 2월 발행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결정하는 독일 국채 금리는 이날 -0.511%로 결정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행사가격이 -0.2%인 상품이 많다. 4~5월에는 독일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행사가격을 낮춰 -0.25%, -0.27%, -0.30%, -0.32%, -0.33%인 상품도 있다. 행사가격이 -0.2%인 상품의 경우 독일 국채 금리가 이보다 떨어질 경우 여기에 200배를 곱한 금액의 손실을 보게 된다. 일부 상품에 따라서는 250배, 300배의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이를 종합한 결과 19일 만기 상품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금 134억원 중에서 절반인 53억원 가량만 건지게 됐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도 이달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영국과 미국 CMS 금리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미국 CMS 5년물 종가는 전날보다 11.8bp 오른 1.686%를 기록했다. 영국 CMS 7년물 종가도 8bp 오른 0.85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금액 3196억원 가운데 3분의 1 가량인 1220억원이 정상상환 구간에 진입했다. 우리·하나은행이 판매한 DLF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모두 1699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DLF 주요 판매 창구인 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해 관련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2차 합동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상품에 대한 설계상 하자나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DLF 투자로 인해 손실을 본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한 상황이다. 현재 접수된 사건만 약 150건에 달한다. 펀드 손실이 확정될 경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최대한 서둘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배상 비율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