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몽골과학아카데미 도르릭 나르스 유적 조사
사람 얼굴 모양 은제 허리띠장식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몽골 북동부 헨티 아이막의 도르릭 나르스 유적에서 2천년 전인 기원후 1세기 무렵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 얼굴 모양 은제 허리띠장식 2점이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흉노 무덤떼인 도르릭 나르스 유적에서 가장 큰 고분 중 하나로 꼽히는 160호 무덤 주변 딸린 무덤인 배장묘(陪葬墓) 6기를 조사해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인 160-E3 무덤 피장자 허리 부근에서 길이가 약 5㎝인 은제 허리띠장식 2점을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허리띠장식 나온 160-E3 무덤 |
얼굴 모양 은제 허리띠장식은 몽골 북쪽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의 흉노 유적인 차람 고분군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이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허리띠장식 두 개가 나란히 있었다"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허리띠를 장식한 도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160호 봉분 위에 13∼14세기 무렵 추가로 조성한 무덤에서는 피장자 종아리뼈 옆에 둔 원통형 백화수피제 모자가 발견됐다. 백화수피는 자작나무 껍질로, 이 유물은 당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한 물품으로 보인다고 이 연구사는 설명했다.
원통형 백화수피제 모자 |
박물관이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몽골 국립박물관과 한 제5차 협약에 따라 지난 7월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조사한 도르릭 나르스 유적은 '둥근 소나무'를 뜻하며, 흉노 무덤 200여 기가 있다.
160호 무덤은 시신을 놓는 매장주체부 북쪽 끝에서 남쪽 묘도까지 길이가 75m에 이른다.
이번에 발굴한 배장묘는 묘광(墓壙·무덤 구덩이)을 파고, 목관이나 목곽을 안치한 뒤 바깥쪽에 돌을 채운 형태로 축조했다. 매장주체부 길이는 약 2.5m, 너비는 1.5m다.
박물관은 내년 7월에 160호 무덤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배장묘와 관계를 밝힐 방침이다.
이 연구사는 "올해 출토한 유물은 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가 보존처리와 분석을 하고, 인골 DNA와 동물 유체 분석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사 성과는 보고서로 발간하고, 무덤 조성 시기에 한반도에 있던 국가나 정치세력과 비교하기 위한 자료를 차근차근 축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르릭 나르스 유적 조사 지점 |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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