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심심하다면? 웹툰·드라마·영화 변신 즐기자

'나쁜 녀석들'부터 '타인은 지옥이다', '좋아하면 울리는'까지
추석 연휴 앞두고 인기 원작 다룬 영화·드라마 쏟아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화·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올 추석에는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재가공 한 작품이 대세다. 탄탄한 줄거리가 기반이 된 만큼 공개되기 전부터 기대를 모은다.

추석 연휴 직전인 11일에 개봉한 ‘나쁜녀석들:더무비’가 대표적이다. 2014년 나왔던 OCN 드라마를 모티브로 했다. 비슷한 시기 나온 ‘타짜: 원 아이드 잭’, ‘힘을내요 미스터리’와 함께 흥행 가도를 달릴지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나쁜녀석들 : 더 무비’./네이버 영화

영화는 교도소 호송 차량이 전복돼 죄수들이 탈출하는 내용으로 마동석, 김상중 등 연기파 배우가 출연한다. 드라마 속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와 세계관을 유지하되, 차별점을 위해 곽노순(김아중)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넣었다.

그간 영화를 드라마로 바꾸는 사례는 많았지만 드라마를 영화화한 사례가 드물어 ‘나쁜녀석들’에 대한 주목도는 높은 편이다. 나쁜녀석들이 흥행하면, 드라마를 영화화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영화는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에 드라마 내용 중 어떤 내용을 버리고, 남길지 선택이 쉽지 않다"며 "그간 영화를 드라마로 바꾸는 경우는 많았어도, 드라마를 영화로 바꾸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OCN에서 시작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도 기존의 흥행작을 바탕으로 인기를 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한 포털 웹툰에서 누적 조회 수 8억뷰를 기록했던 동명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임시완, 이정은 등 출연하는 연기자들이 웹툰 캐릭터와 흡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첫 방송 시청률이 4.2%를 기록하고, 비지상파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연일 화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도 장르를 바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천계영 작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대표적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애플리케이션 ‘좋알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삼각관계 이야기로 전 세계 190여개국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천계영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 제공

올 추석 안방극장에서는 웹툰 기반 천만영화 ‘신과함께’도 볼 수 있다. SBS는 추석 연휴인 14일 오후 4시 20분, 8시 40분 ‘신과 함께 죄와벌’, ‘신과 함께 인과연’을 방영할 예정이다.

추석 이후에도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장르로 바꾸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작품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 포털 웹툰에서 조회수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오는 20일 드라마로 방영되고, ‘조선 로코-녹두전’은 이달 30일 첫방송된다.

전문가들은 흥행작을 기반으로 영화·드라마를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성공한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적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을 흡수하기에도 좋다"며 "웹툰 기반 드라마는 연애·막장 등이 아닌 신선한 소재를 활용해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면 창작 시나리오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현재 일본은 드라마 흥행작만 리메이크해 오리지널 영화가 사라졌다"며 "흥행한 웹툰, 드라마를 영화로 바꾸는 현상이 지속되면 창작을 저해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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