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현대케피코 등 A급 회사채 '흥행몰이'와 대조적
한진·대한항공 미매각 이후 여전히 BBB급 투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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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동방] 금리 하락세를 타고 신용등급 BBB급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채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불과 1주일 전 SK증권을 비롯해 E1, 현대케피코, 쌍용양회공업 등 A급 회사채 시장에서 3~5배에 달하는 투자수요가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폴라리스쉬핑과 한양, 10일 한화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사전청약)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은 모두 'BBB+'로, 10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8번째에 해당한다. 폴라리스쉬핑은 회사채 모집금액 800억원 가운데 매수주문이 420억원에 머물러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한화건설도 800억원을 모집했지만 투자수요는 720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중견 건설사 한양이 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70억원 매수주문을 확보해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한양은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2년 이래로 5차례에 걸친 공모 발행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처음으로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모집금액과 연 5.1~6.1%에 달하는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 유효했다는 평이다.
BBB급 회사채는 고금리 매력을 앞세워 올해 상반기까지 자금조달 흥행을 이어갔지만, 지난 7월 한진(BBB+)과 대한항공(BBB+)이 연이어 미매각을 맞이하며 '비우량채 투자기피' 분위기가 확산된 바 있다. 앞서 이달 초 JTBC(BBB+)가 창사 이래 첫 공모채 발행에서 모집액 대비 5배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확보하면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여전히 BBB급 투자수요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부 차장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기관투자자 측에서는 수익률을 위해 회사채 시장으로 눈을 돌려 AAA급에서 AA급, A급 등으로 투자처를 확대했지만 BBB급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특히 지난달 중순 무렵 금리는 역사상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중순 이후 큰 폭 상승하면서 투자처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금리인하가 유력시 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인하가 없다는 판단이 되면 시장금리는 지속 상승할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 측에서도 굳이 리스크를 안고 BBB급 비우량채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백승룡 기자 canar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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