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전시 3개월간 12만명 관람…아시아 첫 공개 '빅벤' 등 두루 호응
세종문화회관 '혁명, 그 위대한 고통-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경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빅벤을 영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전시회." "올해 갔던 전시회 중에서 제일 오래 본 전시회인 듯."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시가 폐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도 온·오프라인에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전시 주관사인 코바나컨텐츠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공식 개막한 '혁명, 그 위대한 고통' 전시의 3개월 누적 관객은 12만 명으로 집계됐다.
왕성한 미술관 탐방으로 화제를 모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을 비롯해 가수 인순이, 배우 유준상 등 유명 인사들도 이번 전시를 다녀갔다.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성공적으로 끝낸 배우 천우희도 11일 인스타그램에 '빅벤' 사진과 함께 "좋은 전시였다"는 짤막한 감상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야수파(포비즘)·입체파(큐비즘) 작업의 다채로운 면면을 소개한 자리로 주목받았다. 눈앞의 색채와 형태를 캔버스에 그대로 옮기는 오랜 전통에 반기를 든 야수파와 입체파는 20세기 초 현대미술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림 속으로 떠나는 출사 |
전시 핵심인 원화 68점은 프랑스 트루아현대미술관을 대표하는 피에르·드니스 레비컬렉션이다. 이 중에서 앙드레 드랭(1880∼1954)이 1906∼1907년 영국 런던을 다녀와 그린 '빅벤'이 아시아를 처음 찾는다는 점은 개막 전부터 화젯거리였다.
산업화의 새 시대를 맞은 런던 활기를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강렬한 보색과 과감한 터치로 담아낸 '빅벤' 앞에서 RM을 비롯한 수많은 관람객이 포즈를 취했다. 강렬한 태양의 '빅벤'으로 뒤덮인 세종문화회관 계단은 그 자체로 한여름 광화문 볼거리였다.
앙리 마티스(1869∼1954) 못지않은 "예술의 개척자"였지만 한동안 저평가된 드랭의 진가를 국내에 제대로 보여줬다는 데 이번 전시 의미가 있다.
'빅벤' 앞에 선 방탄소년단 RM |
경쾌한 색채회화로 유명한 라울 뒤피(1877∼1953) 인기도 뜨거웠다. 전시장 출구에 마련된 아트숍에서는 뒤피 작업을 찾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 키스 반 동겐, 모리스 마리노, 로베르 들로네, 후안 그리스 등 다른 작가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예술가를 예술가인 채 존재하게 하는 것은 극소수 탁월한 안목을 가진 사람들과 그림을 (전부) 사 주는 단 한 명"이라는 트위터 글처럼 볼라르, 거트루드 스타인, 다니엘 헨리 칸바일러 등 화상의 역할을 각인하게 됐다는 감상평도 많았다.
전시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끝난다. 연휴에도 적잖은 관람객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모두 트루아현대미술관으로 돌아간다.
세종문화회관 전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 |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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