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65개사)보다 17% 늘었다.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지는 않았으나 올해 안에 심사를 청구해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인 기업까지 포함하면 130여곳에 이른다. 이달과 다음달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예고한 기업만 21곳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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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는 연초 2010선에서 가파르게 올라 4월 2200선을 돌파했으나 이후 우하향하며 8월에는 1920선까지 깨졌다. 이달 들어서는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4월 760대에서 급락해 8월 540대로 밀린 후 현재는 620대까지 올랐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는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특례 또는 성장성특례와 같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흥행에 실패해 희망가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형성한 기업들이 속출하고 공모 철회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상장 희망 기업들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하반기 대어급 IPO가 분위기를 반전시켜 줄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기업이 상장 추진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 대어급 공모주들의 등장이 예고돼 있어 침체된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 롯데리츠, SK바이오팜, 지누스 등이 연내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모두 시가총액이 조(兆) 단위로 추정되는 대형사들이다. 지누스 등 일부 기업은 재무제표 심사를 통과해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수월한 IPO 진행이 예상된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롯데리츠는 이달부터 수요예측 일정이 예정돼 있고 지누스와 한화시스템은 현재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완료한 상태"라며 "10월에는 대규모 공모 청약이 이뤄지면서 IPO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투자심리도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투자자들의 요구에 떠밀려 상장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가 많은데 회수에 대한 압박이 크고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기 어렵게 때문에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분을 포기하더라도 계획한 대로 상장을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성장성·기술 특례 기업들의 경우 이익 미실현 기업이고 기업 가치를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상장 계획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어급의 등장으로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다 해도 소외된 중소형 기업은 대어급 기업의 공모 시점을 피해 청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물량이 특정 인기 종목에 쏠리면서 중소형 기업은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 중 아직 공모 시점을 정하지 못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이 적지 않다.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 공모 시점을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비심사를 승인받은 후 공모까지는 최대 6개월간의 기간이 주어진다. 9월 예비심사를 통과할 경우 내년 3월까지만 공모를 거쳐 증시에 입성하면 된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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