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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다다익선' CRT 확보해 최대한 원형 유지…2022년 재가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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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다다익선' 복원 계획 발표 "원형 유지가 미술관의 기본 자세"

"CRT 재생산 타진·중고제품 수리 활용·국제 협업도 도모"…30억원 투입 계획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지난해 2월 상영을 중단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1988)'을 3년에 걸쳐 복원하고 2022년 상영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다익선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이 7단 형태의 철골 구조에 브라운관(CRT) 모니터 1003개를 활용해 탑 모양으로 만든 작품이다.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 개관하면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됐으며 1988년 완성돼 과천관 로비에 설치됐다. 높이 18.5m, 지름 11m, 무게 16t에 달하는 거대한 작품이다. 브라운관 숫자 1003개는 개천절 날짜를 의미한다. 다다익선은 백남준의 유작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표작이다.


다다익선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해 지난해까지 30년간 영상을 송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기기 노후화에 따른 화재 발생 위험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다익선의 상영은 중단됐다. 현재 이 작품의 탄생, 설치 배경과 관련해 설명하는 자료전 다다익선 이야기만 지난해 9월부터 다다익선 앞에서 진행 중이며 1003개의 모니터는 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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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다익선 이야기' 전시 전경(2019년)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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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일반 공개 당시의 다다익선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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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 상영 중단 직후부터 작품의 보존, 복원에 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작품의 원형 보존을 위해 CRT 모니터를 고수하느냐 여부였다. CRT 모니터가 이미 단종됨에 따라 LCD, LED, OLED 등 신기술을 적용한 모니터로 교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며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 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ZKM, 미국 MoMA, 휘트니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 전문가 40여 명의 자문을 구하고 유사 사례를 조사한 뒤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간담회에서 "작고한 작가의 작품 복원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이며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술관 임무"라면서 "작품은 시대상을 반영하며 다다익선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매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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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 설치를 구상하는 백남준(1987년)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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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CRT 모니터를 최대한 확보해 가능한 원형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부품 확보 등의 문제로 CRT 모니터 확보가 어려울 경우 LED 등 대체 모니터를 혼용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을 위해 CRT 모니터를 최대한 복원해 작품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원본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CRT 모니터의 생산은 중단됐으나 미술관은 미디어 작품을 위한 재생산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타진하고 있으며, 동일 기종의 중고품을 구하거나 수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최근 대두되고 있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또 "복원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연구백서로 발간해 백남준 비디오 작품의 보존에 관한 국제적 모범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 복원에 예산 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백남준 작가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관련 전시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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