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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한·중·일 인터넷은행, 뭐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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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대주주리스크 등 요인으로 자본 확충과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금융에 대한 기대를 받고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다르지 않은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구조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지난 5월엔 제3 인터넷은행도 '혁신과 자본력' 부족을 이유로 탄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근접국인 중국과 일본의 인터넷은행은 분위기가 다르다. 중국과 일본에는 각각 8개, 10개의 인터넷은행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인터넷은행은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

◆ 중국 인터넷銀, 고객층 명확히 해 맞춤상품으로 수익

현재 중국에서는 8개 인터넷은행이 있다. 이 가운데 텐센트가 대주주인 '위뱅크'와 앤트 파이낸셜(알리바바)이 대주주인 '마이뱅크'가 양강구도를 구축했다. 위뱅크와 마이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을 명확한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소액대출 서비스 등 맞춤 상품을 제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위뱅크의 대표 상품인 무담보 소액대출 '웨이리따이'의 고객 80%는 대졸 이하 학력보유자다. 또 이용객 76%는 블루칼라 직군에 종사자다.

마이뱅크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무담보 소액대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대출 고객 가운데 50%이상이 5명 이하 직원을 보유한 소상공인이며 대출의 45%는 5만 위안(약 860만원) 이하 소액대출이다.

수익성은 높다. 위뱅크는 지난해 24억7400만 위안(약 414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마이뱅크도 6억7100만 위안(약 112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무담보 신용대출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도 적다. 위뱅크는 대주주 텐센트의 플랫폼인 '위챗(WeChat)'과 '큐큐(QQ)' 등에서 확보된 빅데이터를 신용도 평가에 활용한다. 연체나 부실이 발생하기 전에 차단한 셈이다. 마이뱅크도 대주주 알리바바의 '알리페이(Alipay)'에 누적된 지급결제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자체 신용평가 플랫폼인 '즈마신용'을 이용해 리스크를 선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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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인터넷銀, 업종제휴 확대로 고객 접점 넓힌다

일본의 인터넷은행은 타업종과의 제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편의점, 결혼상담소 등 잠재고객이 방문하는 곳에 대리점을 설치해 영업에 나서는 식이다.

10개 일본 인터넷은행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은 '세븐은행'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유통업체 세븐 앤드 아이가 대주주다. 그런만큼 세븐은행은 전통적인 은행 수익구조가 아닌 편의점을 활용한 사업모델로 수익을 얻고 있다.

세븐은행은 세븐일레븐에 비치한 ATM 기기 대여를 통해 제휴 금융기관으로부터 이용수수료를 받고 있다. 영업이익의 90%이상이 ATM 수수료다. 지난해 3월 기준 세븐은행의 ATM 숫자는 2만5152개, 일별 평균 거래액은 9230만엔(약 10억원), 제휴 파트너사는 615개에 달했다.

SBI주신네트은행은 결혼상담 전문기업 '리쿠르트-젝시-나비'와 협업했다. 일부 점포를 은행대리점을 활용해 주택론을 팔기 위해서다. 양사는 결혼식장에 '젝시보험숍'이라는 영업점을 열고 예비 신랑신부에게 무료 주택론 상담을 진행한다.

일본 인터넷쇼핑몰로 유명한 라쿠텐그룹이 대주주인 '라쿠텐은행'은 그룹 내 온라인 쇼핑몰, 신용카드사, 증권사와 연계한 대출을 취급해 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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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인터넷銀, 고작 2개… 리스크에 경영고비

한국의 인터넷은행은 카카오의 '카카오뱅크'와 KT의 '케이뱅크' 둘 뿐이다. 이마저도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한 은산분리의 벽에 가로막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흑자전환과 1000만 계좌 돌파라는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신용대출, 전세 대출 등 여신을 중심으로 한 이자수익에 매몰돼 애초 설립취지인 혁신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케이뱅크는 더 문제다. KT가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수사대상이 되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가 미뤄지면서 대출을 진행할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일시적으로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며, 적당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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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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