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정권의 독선적 행태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요란한 반발은 정국의 혼란만 가중 시킬 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은 더 차분하고 냉정할 필요가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는 그 결과를 지켜보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대응 역시 집권 여당다운 포용과 배려는 없고, 감정적 측면만 짙어보인다. 조 장관 임명이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는 점은 민주당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야당의 거친 반발을 민생을 내팽개친 정치공세로만 일축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욱이 “야당 태도의 본질은 정쟁이며 어쩌면 이보다 못한 분풀이일지도 모른다”는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야당의 대응이 일정부분 정치적 쟁점화에 있는 건 맞지만 이를 ‘분풀이’로 여기는 것은 지나친 폄하다. 야당을 넘어 국민에 대한 모욕이란 느낌마저 들 지경이다.
여권과 검찰간 신경전이 더 날카로워지는 듯한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언급했다.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된 조 장관의 반격 시작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 법무부가 대검에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 구성을 제안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검찰의 속내는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정치개입이나 개혁 저항으로 간주하며 연일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은 조 장관 취임 하루만에 동생의 전처 조 모씨에 대한 압수수색 등 주변에 대한 강제수사를 재개했다.
열차가 마주보고 달리면 결과는 파국 뿐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다. 여야 정치권도, 여권과 검찰도 모두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냉정을 되찾고,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이 필요한 때다. 마침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각자의 위치에서 차분히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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