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복원 계획 발표, 필요시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 부분 도입
2015년 320여대 복원이 이뤄져 가동중인 다다익선 |
국립현대미술관(MMCA )이 지난해 2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의 원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2022년까지 복원하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의 ‘다다익선’(1988)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조사 경과와 운영 방향을 11일 발표하고 현재의 브라운관 모니터가 탑재된 원형 유지를 기본 방향으로 보존하면서,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안전성 문제로 ‘다다익선’ 상영을 중단한 이후 작품의 보존 및 복원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다다익선’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의 유작 중에서도 모니터 1003대로 최대 규모 대표작으로 보존 및 복원에 대한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높고, 향후 백남준 미디어아트 복원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은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ZKM, 미국 MoMA, 휘트니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 전문가 40여 명의 자문과 유사 사례를 조사하고, 브라운관(CRT) 모니터를 대체 가능한 신기술의 적용 여부도 검토했다.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힌 바 있다.
미술관은 작고한 작가의 작품을 복원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이고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술관의 임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시대성을 반영하고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 미래에 20세기를 기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을 위해 CRT 모니터를 최대한 복원해 작품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원본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할 예정으로 세계적으로 CRT 모니터의 생산은 중단됐지만 미디어 작품을 위한 재생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동일 기종의 중고품을 구하거나 수리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최근 대두되고 있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CRT 모니터를 최대한 활용하되 부품 확보 어려움 등 한계로 인한 다른 모니터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경우, LCD(LED), OLED, 마이크로 LED 등 대체 가능한 최신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CRT 모니터와 혼용하기로 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사례 및 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2020년부터 3개년 중장기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CRT 모니터 재생 및 적용, 복원, 전시 재개에 앞서 가동시간 단축 등 작품 보존 강화를 위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복원 프로젝트 전 과정은 연구백서로 발간해 백남준 비디오 작품 보존에 관한 국제적 모범을 제시할 방침으로 작가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관련 전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다익선’은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 개관하면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돼 1988년 완성됐고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2월 브라운관 모니터의 노후화에 따른 화재발생 위험 등 안전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현재 ‘다다익선’ 앞에는 탄생, 설치 배경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자료전 ‘다다익선 이야기’가 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의 복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한선 기자 griffin@ajunews.com
이한선 griffi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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