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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SK그룹, '전기차' 로드맵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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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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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알짜 M&A로 소재 경쟁력 업

SK실트론, 미국 듀폰사 전기차 웨이퍼 사업부 5400억원 인수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SK그룹이 반도체ㆍ전기자동차 소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내외 인수ㆍ합병(M&A) 성과가 가속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SKC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을 제조하는 KCTF지분 100%(1조2000억원)을 인수한데 이어 SK실트론은 미국 듀폰사 웨이퍼 사업부 인수에 성공했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계열사인 SK실트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듀폰사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 con Carbide Wafer)' 사업부 인수안을 의결했다. 인수 금액은 4억5000만달러(약5400억원)다. 미국 듀폰사의 웨이퍼 사업부는 전기차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한다.


이번 인수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동박, 웨이퍼 제조기술을 가진 SK그룹의 전기차 분야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 올해 안에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업체들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사인 실트론의 35년 웨이퍼 기술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나 소수 업체만이 양산 가능해 전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라면서 "이번 인수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전력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반도체 웨이퍼는 직경 300㎜의 원형판 모양인 재료로, 이 위에 회로를 그리고 잘라내 손톱만 한 반도체를 만든다. 듀폰이 보유한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기술은 기존 실리콘에 탄소를 혼합한 새로운 형태다. 흔히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로 불리며, 고전압ㆍ고열에서도 견디는 게 특징이다. 기존 실리콘 웨이퍼보다 에너지 효율이 20%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SK실트론은 "IT기기 보다는 전기자동차와 같이 험한 환경에서 활용되는 기기의 부품이며, 전기차 내에서 전력을 배분하고 콘트롤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SK하이닉스 반도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SKC의 동박 사업과 함께 SK그룹의 전기차 소재 로드맵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인수금액이 5000억원을 훌쩍 넘어 SK실트론의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덩치가 크다. SK실트론의 매출은 연간 1조3000억원대다. 매출의 3분의 1을 넘는 금액을 인수에 쓴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세대 '전기차' 소재 육성 의지가 담겨졌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테슬라 등 국내외 전기차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상태다.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전기차 및 통신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13억 달러(약 1조5500억 원)에서 2025년 52억 달러(약 6조20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실트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빠른 시장 및 기술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듀폰이 보유한 역량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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