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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영 성공회 대주교, 식민통치 시기 인도 민간인 학살 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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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은 수치스러운 범죄이자 죄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 성공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10일 '대영제국' 시절 최악의 만행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도 암리차르 학살사건 현장을 찾아 엎드려 사죄했다.

암리차르 학살사건은 100년 전인 1919년 4월 인도를 점령 중인 영국-인도군이 암리차르 소재 잘리안왈라 바그 정원에서 지역 주민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41명의 아동을 포함해 400명이 사망하고 1천여명이 부상한 참극이다.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인도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학살 100주년을 맞은 암리차르 학살 현장을 속죄 방문, 추모비에 엎드려 학살에 대한 깊은 유감과 수치를 표명한 후 당시 학살이 범죄이자 죄악이었다고 지탄했다.

연합뉴스

암리차르 학살 추모비
(위키피디아)



학살은 당시 영국군 레지널드 다이어 여단장이 지역 지도자 체포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사방이 차단된 정원에 몰아넣고 무차별 총격을 가해 발생했으며 다이어 여단장은 다음날 자신의 부대가 주민들을 상대로 1천65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학살 후 통금령을 선포하면서 상당수 부상자가 도움을 받지 못해 현장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웰비 대주교는 "내가 영국 정부나 역사를 대신해 사과할 위치에 있지 않으나 끔찍한 잔학행위에 개인적으로 죄송스러우며 이는 영국 역사의 다수의 깊은 오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웰비 대주교는 이어 "다른 인종과 문화를 종속, 말살한 영국 식민주의 역사의 죄악을 인정한다"면서 "그리스도는 단지 참회가 아닌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살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앞서 지난 1997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인도 국빈 방문 중 학살사건에 유감을 표명한 바 있으며 학살 100주년인 올 4월에는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가 의회에서 유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암리차르 학살은 당시 전쟁 장관이던 윈스턴 처칠 등으로부터 '극악무도한 것'으로 비난받았으나 당사자인 다이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각에서는 영웅으로 치하하기도 했다.

암리차르 학살 사건은 인도의 독립운동을 부추겼으며 영국 식민통치의 오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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