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노인은 연금 감소?…일본, 고령연금 제도 손본다

노인 일러스트

일본 정부가 노동 소득이 일정액 이상인 고령자의 연금 수급액을 줄이는 ‘재직 노령연금’ 제도를 개정할 방침이라고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보도했다.

재직 노령연금이란 65세 이상 고령자의 임금과 후생연금의 합이 현재 기준 월 50만엔(약 450만원)이 넘으면 연금 수급액이 깎이도록 한 설정한 제도다. 후생노동성은 후생연금이 감액되는 기준선을 62만엔(약 558만원)이나 71만엔(약 639만원)으로 올리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가 연금제도 개편으로 고령자의 실수령액을 늘리고, 저출산·고령화로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하며 후생연금을 수령하는 65세 이상 취업자는 2022년도 말 기준 308만명이었으며, 이 중 50만명은 그 해 기준액(월 47만엔)을 초과해 후생연금 감액 대상이 됐다.

재직 노령연금은 고령자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일본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력난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60대 후반의 취업률은 2013년 38.7%에서 2023년 52.0%까지 상승해 노동시장에서 고령자의 존재감이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 개편을 위해선 상당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후생노동성 추산에 따르면 기준액을 62만엔으로 인상할 경우 2200억엔(약 1조9800억원) 연금 혜택이 늘어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폐지 시 요구되는 재원은 매해 4500억엔(약 4조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오는 25일 자문기관인 사회보장심의회 논의를 거쳐 연말까지 개혁안을 마련해 내년 정기국회에 연금개혁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고소득 직장인의 후생연금 보험료 인상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야당에선 보험료 인상에 신중론이 나오고 있어 논의 진척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