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많이 줄고, 중소기업은 영향 없어
중소기업,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탓
유흥·저녁식사 자리 확 줄어…자영업 어려움 반영
스포츠·레저·여행·학원 업종 소비는 급증세
'시속 300km로 퇴근'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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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직장인의 근무시간이 13.5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나 자기계발과 관련된 업종의 이용객은 평균 18.3% 늘었다. 특히 스포츠·레저에 대한 소비가 급증세를 보였다. 근무시간 감소에 따른 여유를 여가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가 KT와 비씨카드에 의뢰해 근로시간 단축 이후 직장인의 근무시간, 출퇴근 시간, 여가활동 업종의 매출액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 광화문·여의도·가산디지털단지와 경기도 판교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주52시간 근로제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르면 4개 지역 평균 근로시간은 13.5분 줄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많은 광화문에선 39.2분(605분→565.8분)이나 줄었다. 금융권이 몰린 여의도는 9.9분(626.3분→616.4분), 정보통신(IT) 업종이 많은 판교는 9.7분(550.3분→540.6분) 줄었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밀집한 가산디지털단지는 0.6분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상시근무 규모에 따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된다.
주52시간제 이후 근무시간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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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40대가 15.8분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40대는 근무시간이 가장 긴 연령대다. 30대는 14.1분, 20대는 11.8분 감소했다. 근무시간이 가장 짧은 연령대인 50대는 10.2분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적었다.
4개 지역 모두에서 퇴근시간이 당겨지는 경향을 보였다. 출근시간은 지역(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출근시간은 늦어지고 퇴근시간은 빨라졌다. 광화문은 오전 9시 이전 출근과 오후 6시 이후 퇴근이 모두 감소했다. 여의도는 8시 이후 출근자가 증가하고, 오후 5시대 퇴근자가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금융업계 특성상 8시 이전에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판교와 가산디지털단지에선 츨근시간과퇴근시간 모두 당겨지는 경향을 보였다.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한다는 얘기다.
스포츠, 여행 소비는 크게 늘어나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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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 저녁 식사 자리는 확 줄어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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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 이용객의 이용 성향을 분석한 결과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여가·문화·자기계발 업종의 이용객은 평균 18.3%나 늘었다. 반면 사무실 인근의 유흥 업종 이용객은 여의도만 3% 증가했을 뿐 나머지 지역은 3.2~18.4% 감소했다.저녁식사는 전 지역에서 10.5~64.8% 줄었다. 주52시간제가 자영업자에게 경영상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특히 스포츠·레저(헬스, 수영, 볼링, 테니스 등) 소비가 25~103% 늘었다. 광화문에선 여행 업종 소비가 56.5% 증가했다. 항공업계가 몰린 서울 강서구에선 여행업종 매출이 252.2%나 증가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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