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실패한듯…3발 중 1발 불발 가능성

北, '초대형 방사포' 사격 보도…'성공' 언급 없어

지난 달 24일 이어 김정은 위원장 또 현지지도

TEL 4개 발사관 중 3개 발사관 열려 있어

김정은, '연발 사격시험' 지시…추가 발사할 듯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11일 전날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이라고 밝힌 가운데, 공개한 관련 사진에 4개의 발사관 중 3개 발사관이 열려 있어 3발을 사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한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또다시 현지에서 지도하시었다”며 “또다시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은 시험사격 목적에 완전부합되었으며 무기체계 완성의 다음 단계 방향을 뚜렷이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 무기체계는 전투 운영상 측면과 비행궤도 특성, 정확도와 정밀유도기능이 최종검증되었다고 하시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1일 보도한 사진이다. 이 사진에선 1발이 발사되고 있고, 나머지 3개의 발사관이 빨간색 뚜껑으로 덮여있는게 확인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 사진을 보면 지난달 24일 발사 때와 같은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됐다. 하지만 시험사격을 종료한 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발사관 입구를 덮는 빨간색 뚜껑 4개 중 1개만 남아있어 북한이 3발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 중 3개 발사관의 하단부 캡도 열려 있어 신빙성을 더한다. 캡 아래로는 발사 당시 추진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큰 구덩이도 있다.

하지만 전날 합참은 북한이 10일 오전 6시 53분과 오전 7시 12분경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방 방향으로 각각 1발을 발사해 모두 2발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중 1발은 330여㎞를 날아 동해에 낙하했고, 나머지 1발은 해안에서 가까운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고도는 50~60㎞, 비행속도는 마하 5가량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1일 보도한 사진이다. 4개의 발사관 중 1개의 발사관만 입구가 빨간색 뚜껑으로 덮여 있어 3발을 사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역시 이번 시험 사격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의 의미가 2발일 수도 있지만, 다연장 방사포 특성상 한차례에 2발을 쏘고, 또 한차례에 나머지 1발을 쏠 수도 있어 3발을 사격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1발이 발사된 후 한미 정찰자산의 탐지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추락 또는 폭발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시험 사격 소식을 전하면서 ‘성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 정확도와 정밀유도기능이 최종검증됐다고 주장했지만,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도 공개하지 않았다. 방사포탄이 목표물에 명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연발 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셨다”고 전했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추가 시험발사가 이뤄질 것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1일 보도한 사진이다. 발사 당시 추진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큰 구덩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