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법정구속 가능"…'체포동의안' 효력이 관건

[the300] "여당의 정치이슈화 일환" 해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해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지부장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1.19/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오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법정구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표에 대한 실형 선고를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체포동의안의 효력을 놓고 여야 간 의견이 갈린다.

여당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이 지난해 같은 혐의의 체포동의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별도 절차 없이 이 대표가 구속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야당에선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다시 거쳐야 한단 입장이다.

한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11월25일엔 위증교사 판결이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이 대표 위증교사는 유죄가 날 거라고들 예상하실 것"이라며 "남은 건 형량일 텐데, 위증한 김모씨보다는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는 특히 "위증교사 사건은 제가 법무부 장관 당시 2023년 9월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때, '체포동의요청에 포함' 돼 있기 때문에 사법부가 '법정구속' 하더라도 별도로 국회의 체포동의안 통과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한미동맹 및 통상외교 강화 방안 긴급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19/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도 18일 MBN뉴스 인터뷰에서 "징역 1년 이상 실형 선고되면 일반 국민들도 법정구속이 되기 때문에 야당 대표라고 달리 볼 이유가 없다"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본다면 법정구속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국회 회기 중 체포동의안 받도록 한 것은 혹시 국회의원이 정치적 탄압을 받을까 봐 국회가 범죄혐의 내용을 보고 구속체포하는 것이 맞는 사안인지 판단해보란 것"이라며 "한 번 체포동의 받으면 국회 판단이 이미 끝난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법률안이 통과되면 22대 국회에서 다시 심의하지 않는 것처럼 이미 가결됐으므로 별도의 체포동의 필요 없이 법정구속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주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정찬민 의원이 1심에서 법정 구속될 때 앞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법원이 추가로 이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이 대표 체제 지키기에 나선 민주당은 21대 국회 때 가결된 체포동의안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법정구속 가능성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피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형사사건 TV 생중계 방송 요청 의견서'를 제출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2024.11.04. /사진=뉴시스 /사진=홍효식

박수현 의원은 19일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법정구속 가능성에 대해 "그런 말은 너무 악의적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둘 다 명확한 무죄"라고 주장했다.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18일 이 대표가 법정구속될 것이란 한 대표의 발언에 "명태균 씨도 아닌데 예언을 하고 있어요. 정치를 해야 되는데 왜 예언을 하시는지 좀 안타깝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대체로 법정구속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영장 발부의 효력이 별도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 가결이 돼야 한다"며 "법정구속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보는데, 위증교사 사건을 앞두고 여권에서 정치이슈화를 하기 위한 의도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실형 선고는 배제할 수 없는데 보통 정치인의 경우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1심에서 법정구속은 안 한다.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진 않을 것"이라며 "정찬민 전 의원의 경우 케이스가 좀 다르다. 구속돼 있다가 보석으로 풀렸다가 실형을 선고했기 때문에 구속이 됐던 것"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법정구속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체포동의안 부분은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게 사실인데, 여당은 국회 회기 변경과 무관하게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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