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기숙사’ 찾는 큰 손들… “경기침체 때 빛날 해외 부동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거용 임대주택 리츠, 시장 평균 웃돌아

불황일수록 공실률 낮아…배당 안정성 돋보여

국내 기관도 ‘멀티패밀리’ 섹터 주목

“증권사는 여전히 ‘오피스’ 중심투자” 우려도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연기금, 공제회 등 ‘큰 손’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주거용 임대주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불황일수록 자가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 결과 공실률이 낮고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자산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공격적으로 해외 부동산 쇼핑에 나서고 있는 국내 증권·운용사들 또한 ‘불황기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1일 전미리츠협회(NAREIT) 통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및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부동산투자신탁(REITs) 중 주거용(residential)로 분류되는 리츠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781억달러(약 212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448억달러, 약 172조6000억원) 대비 23%가량 증가한 규모로, 같은기간 리츠 전체(시가총액 증가율 20.6%)와 비교해 증가율이 높다.

주거용 리츠에 자금이 몰린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마트 등으로 활용되는 ‘리테일’ 부문이나 회사 사무실로 쓰이는 ‘오피스’의 경우 경기 위축 시 공실률이 높아져 리츠의 배당수익률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거용 부동산 자산의 경우 오히려 자가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로 인해 공실률이 낮아져 ‘불황 시 안전자산’으로 꼽혀왔다. 특히 대학 기숙사에 투자한 리츠의 경우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쌓으려는 학생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부동산 자산으로 여겨진다.

실제 자산군별 리츠 연간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연간수익률이 크게 꺾이는 국면에는 항상 주거용 리츠가 다른 리츠의 수익률을 앞섰다. 지난해에도 전체 리츠가 총수익률(total return) 기준 -4%로 부진할 때 주거용 리츠는 3%대 수익을 냈다. 특히 연립주택(apartment) 리츠의 경우 3.7% 성과를 거뒀다.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높은 관심은 비단 상장 리츠 등 간접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들도 임대주택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분위기다. 한 주요 기관투자자 해외부동산투자 담당자는 “부동산 자산 중 멀티패밀리(연립 임대주택) 섹터가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것은 공식처럼 자리잡았다”며 “최근 3~4년 멀티패밀리에 대한 기관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실제 최근에도 미국 주요 주립대 기숙사를 실사하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해외 부동산 쇼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증권·운용사들이 임대주택과 같은 불황기 안전자산을 도외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17년에는 영국 런던, 지난해~올해는 프랑스 파리 등 핵심 도시 외곽의 상업용 오피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또다른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재매각 시장에 우량한 임대주택 자산이 소개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이는 ‘총액인수 후 전량 재매각’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탓도 있다. 자기자본을 함께 투입하는 등 증권사들도 투자에 동참한다면 포트폴리오에 보다 민감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um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