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경영 이어 조국 보도 자율성 침해 논란…투표결과 강제성은 없어
양승동 KBS 사장 |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KBS노동조합이 조합원은 물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양승동 KBS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한다.
몇 년간 누적한 적자 경영에 더해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보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비판이 큰 영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양 사장에 대한 신임 또는 불신임 투표를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100% 모바일 투표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투표에는 비조합원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사장 신임 투표 역시 기존 본부장급 신임 투표와 마찬가지로 사측에 투표 결과대로 시행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특히 KBS 사장의 경우 임면권자가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공식 임명된 지 약 9개월만에 일부 노조를 통해 신임 투표가 부쳐진 점은 양 사장에게도 일정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사장은 고대영 전 KBS 사장이 해임된 이후 지난해 4월 취임해 전임 사장 잔여 임기를 채우고는 지난해 12월 차기 사장으로 임명됐다.
KBS1노조로 불리는 KBS노동조합은 지난 1월 급여공제 기준 자료상 1천195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KBS 내 총 3개 노조 중 두 번째로 크다. KBS에는 이외에도 2천143명이 가입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공영노동조합이 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7월부터 비대위를 소집하고 현 경영진의 경영 실패를 지적해왔다.
또 최근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취재 자율성 훼손 논란에 대해서도 성명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 3일 KBS 1TV '시사기획 창' 방송 전 제작진이 비판 조로 내보내려 한 과거 발언들이 데스크에 의해 절반 이상 삭제된 점을 노조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게 조 장관 지지 집회 녹취와 지지자 인터뷰를 내보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조 장관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보수 성향 소수 노조인 KBS공영노조 역시 수차례 성명을 냈다.
공영노조는 전날도 성명을 내고 "'시사기획 창'이 정권에 부담되는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방송시간을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서 토요일 밤 8시로 옮긴다고 한다. 사실상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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