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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전국에 내려진 '닭발주의보'...곪은 닭발 사태에 떠는 음식점 "배달 주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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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병 걸린 곪은 닭발 전국 유통"

닭발 전문점 매출 급감…"관련 없는 음식점까지 피해" 호소

식약처 "1500여개 업소 위생 상태 전수 조사"

아시아경제

배달앱 내 한 닭발전문점에서 '곪은 닭발' 사태와 관련 없다는 내용의 해명글을 올렸다.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매출의 60% 가량이 닭발에서 나오는데, 며칠째 오픈 17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한숨만 나옵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닭발집을 운영 중인 권용석(가명ㆍ50)씨)


"워킹맘에 독박육아까지 맡고 있어 유일한 낙이 일주일 단 하루 닭발에 소주 한 잔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무엇을 먹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믿고 먹을 음식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주부 이정연(35)씨)


피부병에 걸린 썩은 닭발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충남 당진의 한 닭고기 가공 공장에서 피부병의 일종인 '지류증'에 걸린 닭발들이 가공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지류증은 궤양성 족 피부염으로도 불리는데, 발이 검게 곪아들어가는 증상을 일으키며 섭취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의 닭발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외부로 유통됐으며 대형 닭고기 업체 가공제품부터 일선 식당, 재래시장까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달까지 닭발을 처리하는 국내 1500여개 업소의 위생 상태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 곳의 닭발 전문점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서 닭발 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성래(가명ㆍ59)씨는 "곪은 닭발 보도가 나간 지난 9일부터 배달 주문이 전멸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젊은 친구들마저 닭발을 찾지 않는 추세"라고 한숨 쉬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닭발 전문점을 운영 중인 이웅인(가명ㆍ61)씨는 "곪은 닭발을 유통한 업체가 대중에게 공개된 것도 아니고 애꿎은 음식점들만 죽어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배달앱 공지를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음식점주들도 다수다. 제주에서 닭발 전문점을 운영 중인 오영락(가명ㆍ45)씨는 "문제가 된 업체는 00소재 00라는 업체이며 전국에 유통되는 50%의 닭발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희가 거래하는 업체에서는 제주산 닭과 닭발만을 공급받고 있으며 9년째 한 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닭발 사진과 함께 공지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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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수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곪은 닭발 소식에 충격을 입었다며 더이상 닭발을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곪은 닭발 이외에도 보존료 부적합, 대장균 검출 등으로 닭발 제품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며 위생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나갈 전망이다. 식약처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이달 10일에는 동원 안주간편식 '심야식당 마라닭발'이 보존료 부적합(프로피온산 0.04g/㎏ 검출)으로 회수 조치됐다. 지난 7월에도 같은 이유로 주식회사 그린의 '신매운닭발꼬치'가 회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주식회사 숲풀림식품의 '닭발생각'에서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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